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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압박 중에도 비밀 석방 협상…퇴임 목전 외교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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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설득해 파국위기 돌파 등 수완 발휘…"바이든 아니었으면 성사 불가능"

연합뉴스

수감자 교환을 발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에서 이뤄진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교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대 외교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연임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참모들은 이날 러시아에서 3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16명의 수감자가 석방되자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을 부각했다.

미국과 독일, 러시아뿐 아니라 터키,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벨라루스 등 여러 국가 정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력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전격 발표하기 1시간30분 전에도 관련 국가의 정상을 전화로 설득해 수감자 석방 협상의 파국 위기를 돌파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격리 중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로 발표할 사퇴 성명의 문안을 최종 점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감자 석방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슬로베니아 내부의 법적인 문제로 러시아가 요구하는 수감자 2명의 석방이 늦춰질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로베르트 골로프 슬로베니아 총리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수감자를 신속히 석방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조의 대가로 슬로베니아를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는 전언이다.

결국 슬로베니아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수락했고, 협상도 무사히 마무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슬로베니아 총리를 설득한 것 이외에도 적극적으로 수감자 교환 협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독일 정부가 난색을 보인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의 석방을 끌어내기 위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수감자 교환은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절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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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으로 취소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유세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 도전을 포기한 것이 수감자 교환 협상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내년 1월 퇴임이 확정된 만큼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인들을 석방하기 위해 원칙을 포기했다'는 식의 정치적 역풍에 노출되는 것을 기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수감자 석방 과정에서 돈이 지급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수감자 교환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다만 CNN방송이 수감자 교환을 '바이든 정부의 유산으로 기록될 주요한 외교적 성과'로 규정하는 등 미국인 석방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들에게 "동맹관계가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동맹은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감자 교환 과정에서 동맹국들의 협조를 언급하면서 "전 세계에 미국의 친구를 두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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