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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에 휩싸인 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락을 거듭했다. 노동부 고용보고서의 7월 수치가 우려에 심증을 더하면서 지수하락에 엑셀을 더했다. 이번주 출고된 매그니피센트 7의 2분기 실적이 메타 플랫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피크아웃 우려를 자아낸 것도 랠리 중단의 명분을 더했다. 한달 전까지만해도 사상최고치를 매일 깨뜨리던 지수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하며 증시를 공포장세로 몰아넣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10.71포인트(1.51%) 하락한 39,737.26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00.12포인트(1.84%) 내린 5346.5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417.98포인트(2.43%) 떨어져 지수는 16,76.16에 마감했다.
고용보고서는 전일부터 확산된 우려에 가스라이팅을 안겼다. 신규 일자리가 7월에 예상치의 61% 수준에 머물렀다는 내용에 갑자기 4%대 중반으로 솟아오른 실업률이 투자자들에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증시는 급락했고, 채권 수익률도 낙폭(가격상승)을 늘리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증명했다. 벤치마크 10년물 미국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8bp 가량 떨어진 3.799%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기술 전략가인 애덤 턴퀴스트는 "금요일 하락은 가파른 상승세 이후 반전한 강세장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투자자들을 다독였다. 이어 "나스닥은 7월에 들어 매우 과매수 상태였고 반도체도 마찬가지였다"며 "AI(인공지능) 열광의 상당 부분은 이 단계에서는 실제로 현실성 검증을 받지 못했지만 그 성장 스토리는 분명 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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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어느새 4.3%…신규일자리는 예상치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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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 비농업고용이 예상치 보다 40%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전일부터 불거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업률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지난 7월의 비농업 일자리가 11만 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추정치는 18만 5000명이었는데 예상의 61% 수준에 머문 셈이다. 전월 17만 9000명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같은 기간 임금 상승에 관한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시간당 평균 소득은 전월보다 0.2%,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예상치는 각각 0.3%, 3.7%였는데 이보다는 낮아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잡혔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7월에 실업률은 4.3%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4.1%에서 0.2%p 높아진 것이다. 실업률이 4%대 중반으로 어느새 뛰어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년 이상 유지하고 있는 5.25~5.50% 수준의 기준금리가 경기를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일 주식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이틀 전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를 하반기 침체 우려로 받아들인 것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맨파워그룹의버키프랭키위츠 사장은 "여름 일자리 시장에 한파가 밀려들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올해 1분기에 보였던 증가세가 대부분 꺾였다"고 말했다. 7월 비농업 일자리는 부문별로, 헬스케어가 5만 5000개로 가장 많이 늘었고 건설(2만 5000개)과 정부(1만 7000개), 운송 및 창고(1만 4000개)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팬데믹 이후 일자리 시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여가 및 접객 분야에서도 2만 3000개가 추가됐다. 그러나 정보 서비스 부문은 2만개가 줄면서 최근 현실을 반영했다. 전일 반도체 대기업 인텔은 1만 8000명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노동부 일자리 보고서는 최근 경제에 대한 엇갈린 신호와 함께 연준이 대응하고 있는 경기침체 대책에 대한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 31일에 증시는 급등했지만, 바로 하루 뒤 1일에는 급락하면서 연준의 대응이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가장 빠른 금리인하 시기가 한달 반 뒤인 9월 13일로 예비된 터라 그 사이에 고용시장의 여건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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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인가 아닌가…충족된 샴의 법칙, 정작 주인공은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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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투자자들은 이른바 '샴의 법칙(Sahm Rule)'을 적용해 경기침체를 예단하고 있다. 이는 석달치 실업률 평균이 12개월래 최저치보다 0.5%p 높다면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여기는 공식이다.
샴의 법칙을 적용해 이를 진단해 보면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은 4.133%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12개월래 실업률 최저치는 지난해 7월에 기록된 3.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실업률 상승으로 이 격차가 경기침체를 진단하는 0.5%p를 넘어 0.613%까지 확대된 셈이다.
그러나 정작 규칙을 만든 주인공인 샴은 최근 서브스탁(Substack) 게시물을 통해 "이 규칙은 팬데믹과 이민으로 인한 노동 공급의 비정상적인 변화로 인해 시장을 다소 과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 규칙은 현재 노동 시장 냉각에 대한 올바른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실질을 반영하는 것 치고는 소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최고 29.66까지 튀어오르며 잔뜩 위축된 투심을 반영했다. 지난해 3월 15일 29.91까지 치솟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수가 오른 것이다. 이 빅스(VIX)는 S&P 500 옵션 가격을 기준으로 주식 시장의 30일 예상 변동성을 추적한다.
이날 미국 대표 금융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가 각각 5~6% 안팎 하락했다. 전일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은 무려 8.78%나 급락하면서 AI 랠리에서 이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원유가격은 급락했다. 중동에서 새로운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현실보다는 중국에 이어 미국도 경제가 침체될 수 있고 이는 수요부진으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가 시장을 뒤덮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분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78%나 떨어진 배럴당 74.1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2.64% 하락해 77.42달러를 나타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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