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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김정은 “서울것들이 인명피해 1500명 날조”…‘압록강 수해’ 첫 대남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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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일 “평안북도 서북부지대 침수지역에 신속투입돼 4200여명의 생명을 구출”해 “공중구조전투의 기적을 창조한 조선인민군 공군직승비행부대를 축하방문”했다고 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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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신의주 등의 수해 피해와 관련해 1000~1500여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는 남쪽 일부 언론의 보도를 “날조된 여론, 모략선전”이라고 규정하곤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비난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2일 “평안북도 서북부지대 침수지역에 신속투입돼 4200여명의 생명을 구출”해 “공중구조전투의 기적을 창조한 조선인민군 공군직승비행부대를 축하방문”했다고 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 공군 직승부대 훈장수여식”에서 한 “열정적인 격려의 연설”을 통해 “침수로 인한 피해가 제일 컸던 신의주지구에서 인명 피해가 한건도 나지 않은 사실이야말로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무 수행 중 1대의 직승기가 구조지역에서 불시착륙한 사실이 있으나 비행사들이 모두 무사한 것 역시 고맙다”고 덧붙였다.



김 총비서는 “지금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구조임무비행중 여러대의 직승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모략선전에 집착하는 서울 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비서는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한국 쓰레기들의 상습적인 버릇과 추악한 본색을 신랄히 지탄”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 1일 북한의 이번 수해 피해와 관련해 ‘인도적 물자 지원’ 의사를 밝힌 뒤 나온 북쪽의 첫 대남 반응이다. 김 총비서가 남쪽의 수해 지원 제안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는 적대적 규정에 비춰 남쪽의 수해 지원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직접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가 연설에서 “우리는 재해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방을 위해 인민생활을 덜 관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방향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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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일 “평안북도 서북부지대 침수지역에 신속투입돼 4200여명의 생명을 구출”해 “공중구조전투의 기적을 창조한 조선인민군 공군직승비행부대를 축하방문”했다고 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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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비서가 “날조된 여론, 모략선전”이라 규정한 남쪽 언론의 보도는, ‘티브이조선’이 ‘단독’이라며 “정부당국 관계자”의 말을 따서 “사망·실종자가 1100여명에서 1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구조대원 숫자까지 포함된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보도한 것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김 총비서는 “단 몇시간 안에 크지 않은 직승기들로 4200여명을 구출한 것, 수상구조임무를 수행한 기타 부대들이 세운 기록까지 합쳐 5000여명을 구출한 것이야말로 기적”이라며 “적기 10대, 100대를 격추한 것보다 더 큰 성과”라고 추어올렸다.



앞서 다수의 남쪽 언론은 김정은 총비서의 수해 관련 발언과 노동신문 등 북쪽 매체의 보도에 비춰, 상당한 인명 피해가 있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예컨대 노동신문은 7월29일치에서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여러 섬 지역들에서 5000여명의 주민들이 침수위험구역에 고립”됐으며, 공군 직승기(수직이착륙기) 비행사들이 “4200여명의 주민들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고립’과 ‘구조’ 사이에 800여명의 차이가 난다. 공군 직승기 말고 “해군과 국경경비대 해상경비편대의 각종 구조정들”이 따로 구조한 주민을 고려하더라도 적잖은 인명 피해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김 총비서는 29~30일 신의주 피해현장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 8기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책임을 물어 사회안전상과 자강도당 책임비서를 경질했다.



그런데 김 총비서는 2일 공군 직승비행부대 연설에선 “침수 피해가 제일 컸던 신의주지구에서 인명피해가 한건도 나지 않은 사실”을 강조하며, 공군직승부대와 “해군저격병 려단과 국경경비대 해상경비편대, 정찰총국 전투원” 등이 모두 “5000여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애초 노동신문이 “침수위험구역에 고립”됐다고 적시한 “5000여명의 주민들”을 모두 구조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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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7월28일 “신의주시와 의주군 여러 섬 지역의 침수위험구역에 고립된 4200여명의 주민들을 구출하는 모습을 전기간 지켜보시며 전투를 직접 지도하셨다”라고 2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공군의 10여대에 달하는 직승기(헬리콥터)들이 20여회씩 연속적인 왕복비행으로 4200여명 주민들을 구조한 것은 믿기 어려운 기적이고 공중 구조 전투의 산모범”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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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비서는 공군 직승부대에 “자유독립훈장 제1급”을, 부대장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 금별메달, 국기훈장 제1급”을 수여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공군직승부대 비행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부대관병들을 축하는 연회를 열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일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으로 “북한 주민들이 처한 인도적 어려움에 대해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의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 지원 품목, 규모, 지원 방식 등에 대해서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으며,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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