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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빅테크3社 상반기 123조 풀어···삼성·SK하이닉스는 춤춘다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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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알파벳 3사
천문학적 인프라 투자
AI 과잉지출 논란 불구
내년까지 질주 가능성


최근 잇달아 발표된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을 통해 천문학적인 ‘AI 지출공포’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각사 재무 담당자들의 예측이 나오고 있어 이를 소개합니다.

해당 기업 주식을 산 투자자들에게는 지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인내심을 흔드는 이슈이지만,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 증가 등 한국의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어깨춤을 출 뉴스입니다.

“용량이 부족해”···美 클라우드 3총사, 상반기에만 123조원 지출
매일경제

천문학적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전개하고 있는 아마존. <사진=AWS>


3일 매일경제가 집계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3사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의 상반기 자본지출(CAPEX)은 무려 123조원(898억 달러)에 달합니다. 자본지출에는 설비투자 뿐 아니라 리스까지 포함되며 지출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 유지 및 신설에 집중됩니다.

실적발표 관련 각사 담당자들의 발언을 보면 올해 역대 최고치 전망에 이어 내년에도 비슷한 지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3사의 클라우드 시장 세계 점유율은 1분기 기준 아마존 웹 서비스(AWS) 32.0%, MS 에저 23.3%, 구글 클라우드 9.2% 등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1분기 140억 달러에 이어 2분기에 176억 달러를 집행해 상반기 316억 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WS의 클라우드 부문 투자가 갈수록 커지는 데 따른 것으로,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는 상반기 데이터센터 투자에만 305억 달러가 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구멍 뚫린 MS 호주머니···상반기 지출액, 2023년 전체분 이미 넘어서
매일경제

마이크로소프트 연도별 자본지출 추이(단위=십억 달러)


MS의 지출 확대 속도는 더 기록적입니다. 1분기 140억 달러, 2분기 190억 달러 등 상반기에만 330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상반기 지출 규모만으로도 이미 전년 전체 지출(319억 달러)을 추월했습니다.

MS는 2024 회계연도에 총 557억 달러의 CAPEX를 예상했는데 상반기 지출 규모로 봤을 때 60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MS의 CAPEX는 팬데믹 발발 해인 2019년(169억 달러)와 비교해도 5년만에 3배 이상 폭증한 수준입니다.

MS 최고투자책임자인 브렛 아이버센은 급증하는 지출 규모에 대해 “클라우드와 AI에서 폭증하는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용량이 부족하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빠른 속도로 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생성AI와 결합하는 구글, “내년까지 상당한 지출확장”
매일경제

구글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구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MS와 사정이 비슷합니다. 1분기 지출 120억 달러에 이어 2분기에 총 132억 달러를 써 상반기에 25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데이터센터 투자와 더불어 검색 서비스에 연결된 생성형 AI 기능 등 AI 투자 부담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2분기 지출이 1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2분기 지출을 보니 10% 더 늘어난 것이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알파벳 CAPEX가 최소 480억 달러라고 예상한 바 있는데, 상반기 지출 규모를 보면 2024 회계연도에 5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메타도 올해 최대 400억 달러의 CAPEX가 예상됩니다. 올해 지출을 최대 400억 달러로 예측하면서 메타는 내년 지출 속도에 대한 전망도 언급했습니다.

비록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자사의 AI 연구, 그리고 제품 개발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지출 확장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AI 골드러시 시대서 삽·곡괭이를 파는 삼성·SK
매일경제

엔비디아 매출 추이(단위=십억 달러), 자료:스타티스타


외신들은 ‘골드러시 시대에서 돈을 벌려면 금이 아닌 삽을 팔아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빅테크들의 고민과 시장 현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해 거대한 AI 인프라 근간을 세우는 작금의 초기 AI러시 시대에서 삽을 팔아 짭짤한 수익을 챙기는 업종은 바로 반도체와 컨설팅 분야입니다.

엔비디아라는 최대 수혜 기업과 더불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까지 높은 시장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2분기 전체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10% 중반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지출 부담과 더불어 AI로 어떤 수익을 창출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기업들의 컨설팅 수요도 폭증했습니다. FT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경우 올해 매출의 5분의 1가량이 AI 관련 자문으로 추정됩니다. 액센츄어도 현재까지 20억 달러 규모의 AI 관련 자문 프로젝트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데이터센터 수요 몰리는 아시아 시장
매일경제

엔비디아 폭풍성장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H100 GPU. <사진=엔비디아>


한편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3사의 해외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을 보면 아시아 시장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AWS는 향후 수 년간 싱가포르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에 90억 달러, 일본 클라우드 설비 구축에 150억 달러, 그리고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에는 2030년까지 130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입니다.

MS도 최근 22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 투자 및 인도네시아(17억 달러)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또 태국에 최초로 데이터센터 건설하는 데 1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도 말레이시아에 첫 번째 데이터 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들 국가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연 값싼 전기료 때문입니다. 2021년 비트코인 채굴 열풍이 불었을 때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원재룟값인 전기료가 싼 국가들에 채굴 수요가 몰렸습니다.

AI 골드러시 시대에서 세계 최고 수혜 기업으로 올라선 엔비디아가 고속 성장의 탄력을 받은 계기도 바로 2020년 시작된 ‘비트코인 슈퍼사이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채굴기 부문에서 폭풍 수요가 발생하면서 엔비디아의 게임용 GPU 매출이 크게 뛰었습니다.

2024년 엔비디아가 ‘갓비디아’로 등극하기까지 탁월한 리더, 기술력과 함께 기막힌 운도 뒷심으로 작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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