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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어차피 돈만 쓰다 오는데..." 직장인 여름휴가 계획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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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00명 대상 ‘여름휴가계획’ 설문조사

‘눈치 보여 세우지 못한다’, 공공기관 유독 높아

휴가 기간, 응답자 60% ‘3~5일’· 24% ‘6~7일’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직장인 절반 이상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보류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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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인 4일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이 출국하려는 여행객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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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4년 여름휴가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는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진행했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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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휴가 계획 여부(이미지=직장갑질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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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48.5%, 없다는 응답은 20.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31.1%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거나 보류한 응답자가 전체 51.5%로 절반 이상인 셈이다.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 30%, 비사무직 28.8%, 5인 미만 28.9%, 일반사원 29.5%, 임금 150만원 미만 30.1%, 비조합원 21.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름 휴가 계획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응답자의 56.5%는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라고 대답했다. 그 외에는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가 12.2%, ‘휴가 사용 후 밀려 있을 업무가 부담돼서’가 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가 7.8% 등으로 나왔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비용 부담’을 꼽은 응답은 정규직(51.8%)보다 비정규직(61.9%), 상위 관리자(50%)보다 일반사원(61.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휴가 사용 자체가 눈치가 보여서 휴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공공기관에서 유독 높게 나타났다. 공공기관 응답은 15.7%로 300인 이상 사업장의 3.8%의 약 4배, 5인 미만 사업장 6.4%의 약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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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세우지 못하는 이유(이미지=직장갑질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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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급 연차휴가와 별개로 유급 여름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52.1%,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47.9%로 나타났다. ‘유급 여름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비정규직 60.3%, 5인 미만 61.1%, 150만원 미만 66.0%에서 높게 나타났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에게 주말을 포함한 휴가 예정 기간을 물어본 결과 ‘3~5일’이 6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7일’이 24.3%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비정규직(14.9%)과 5인 미만(15.7%)의 경우 주말 포함 ‘1~2일’만 쉰다는 응답이 정규직(3.4%), 300인 이상(5.5%)보다 높게 나타났다.

휴가 갑질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 직장인은 “여름휴가를 직급순으로 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미 신랑 일정에 맞춰 여름 휴가 일정을 잡아뒀고 비행기도 예약했는데 회사에서 윗 직급들이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야 그 휴가를 아래 직급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관리자가 이번 주 안에 주어진 일을 마치지 못하면 다음 주 여름휴가 때 출근해 일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직장갑질119 소속 김도한 노무사는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에 대한 인식 개선과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적 보완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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