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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PG사 "여행상품 환불 못해" 방침에도…네카토 "우린 환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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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티몬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환불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 2024.08.05.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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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사(지급결제대행사)가 여행상품 환불을 보류했으나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네카토)와 페이코는 여행상품 환불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여행상품 중엔 고액 결제건이 많아 티몬·위메프(티메프)에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막대한 손해를 떠안을 수 있지만 기업 이미지를 위해 환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전날 '여행사의 자체 환불여부가 불확실한 여행상품에 대해서도 네이버페이가 먼저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티메프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여행사가 확실히 환불해주기로 한 경우가 아니라면 네이버페이가 먼저 환불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네이버페이의 조치는 1차 환불검토가 끝난 뒤 나왔다. 네이버페이는 1차 검토 때 여행상품과 일반상품을 구분하지 않고 환불을 진행했으나 자체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여행사의 상품에 한해선 환불을 보류했다. 이중환불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일부 여행사가 '자사의 여행상품을 재결제한 후 티메프로부터 최종적으로 환불받지 못한 소비자에게만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조건을 달면서 소비자가 빠르게 구제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이를 확인한 네이버페이는 여행사 차원의 환불여부가 불확실한 여행상품도 선환불해주기로 했다.

카카오페이·토스·페이코도 일반상품과 동일하게 여행상품 환불을 처리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일까지 접수된 환불요청건을 모두 검토해 2일 환불처리를 마쳤다. 환불된 결제건 중엔 고액의 여행상품도 포함된다. 토스도 상품종류에 관계없이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페이코 역시 여행상품 결제취소를 처리 중이다.

간편결제사는 손실을 떠안게 되더라도 기업 이미지를 위해선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간편결제사 관계자는 "여행상품의 환불책임이 PG사와 여행사 둘 중 어느쪽에 있는지 법적 다툼이 시작될 텐데 법적 다툼이 모두 끝난 뒤 환불이 이뤄지면 소비자는 그 기간 방치되는 꼴이 된다"며 "PG사가 티메프나 여행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 돼도 일단 선환불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네카토와 페이코의 움직임은 다른 PG사와 상반된다. KG이니시스·나이스페이먼츠·KICC(한국정보통신) 등 티메프에서 카드결제를 지원한 전업 PG사는 현재 여행상품 환불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PG업계는 여행상품 환불의무가 PG사에 없다고 보고 금융당국에 법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PG업계는 여행상품은 결제와 동시에 여행이 확정되면서 여행사와 소비자간 계약이 성립됐기 때문에 환불의무가 여행사에 있다고 주장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PG사는 소비자가 카드거래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면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뒤 제공받지 않은 것이 확인된 소비자에게만 환불의무가 있다.

PG사가 여행상품 환불을 꺼리는 이유는 피해규모가 커서다. 여행상품을 포함한 소비자 피해금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환불을 해줬다가 티메프나 여행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선환불한 금액은 손실처리해야 한다. 티메프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ARS(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상황이지만 ARS 성공여부는 불확실하다.

한 PG사 관계자는 "투어상품 등 여행상품 환불은 일단 보류하고 일반상품 취소만 진행하고 있다"며 "환불 책임소재가 아직 불명확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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