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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수능 100일앞 “지원 대학 아직도 못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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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N수생-무전공 확대 변수

수험생들 “합격선 가늠 안돼” 불안

올해 11월 14일 실시되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올해 입시에선 27년 만에 의대 입학 정원이 늘어나는 데다 N수생(대학 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증가, 무전공 선발(전공 자율 선택제) 확대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지면서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현장에선 상위권과 중위권을 가리지 않고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졌다. 수능이 코앞이지만 목표 대학마저 정하지 못한 상황”이란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의 목동 종로학원에선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특강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날 만난 임려원 양(오류고 3학년)은 “작년부터 목표하는 학과의 정시 합격 컷을 기준으로 합격선을 가늠했는데 무전공 선발 전형으로 바뀌면서 이젠 어느 정도 점수대로 합격할 수 있을지 예상조차 안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5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의대 증원에 따라 N수생이 늘어난 데다 6월 치른 수능 모의평가처럼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다면 상위권일지라도 현역은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수 커진 대입, 입시설명회 참석자 1년새 3배 늘어

의대 증원-무전공 확대-N수생 증가… 수능 100일 앞 수험생들 셈법 복잡
“기존자료로 합격 가능성 예측 불가”
학원 ‘의대 설명회’에 1만명 몰려… 2시간 40만원 컨설팅 수요도 폭증


동아일보

수능 앞두고… 절실한 기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1일 앞둔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자녀를 위한 행복한 동행, 111일 화엄성중기도’ 법회에서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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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의대 증원, 무전공 선발(자율 전공 선택제) 확대 등의 변수로 대학 입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 분석을 토대로 올해 수능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돼 수험생들의 혼란이 예년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종로학원에서 진행한 입시 설명회 현장은 약 1500명의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해(500여 명)와 비교해도 세 배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입시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올해 의대 증원, 무전공 선발 등 입시에 큰 변수들이 많아져 그만큼 어떻게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생겨난 ‘의대 입시설명회’

과거와 달리 올해 입시 현장에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의대 단독 입시설명회’ 열풍이다. 지난해 종로학원은 최상위권과 의대 진학을 함께 다룬 입시설명회(참석 인원 6426명)를 한 차례 진행했다. 반면 올해는 의대 증원에 따른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의대 진학만을 겨냥한 입시설명회만 3차례 진행했다. 의대 입시 설명회엔 총 1만4132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찾았다. 임 대표는 “올해 의대 입시 관련 문의가 폭증해 의대 설명회를 따로 열었다”고 설명했다.

2025학년도 입시에서 대폭 확대된 무전공 선발 역시 수험생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변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소장은 “학과별 모집 정원과 합격 컷이 있었는데 여러 개 학과를 묶어버리다 보니 올해는 기존 데이터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 더욱 힘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소장 역시 “올해는 의대 증원, 무전공 선발 등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 모두 각각 질문이 많아 입시설명회를 성적대별로 나눠 했다”고 말했다.

본수능 난이도 결정의 척도라 불리는 6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불수능’을 넘어 ‘용암 수준’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단 점도 고3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 상대적으로 현역보다 N수생(대학 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수종합학원인 대성학원 관계자는 “체감상 상위권 반수생들의 문의가 늘어났다”며 “최상위 대학 이공계나 지방의대 등에서 의대 증원을 노리고 반수하는 경우로도 볼 수 있겠다”고 풀이했다.

입시정책 혼란에 컨설팅 ‘빨라지고, 많아지고’

혼란에 빠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결국 학원과 입시컨설팅 업체로 몰리고 있다. 고3 학생인 김경윤 양은 올 초부터 부모님 손에 이끌려 2시간에 30만∼40만 원 선의 입시 컨설팅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김 양은 “하필 내가 수능을 치르는 올해 입시에 전례 없는 변수가 생겨난 건가 싶어 화가 난 적도 있다”며 “불안감이 가중되다 보니 주변 친구들도 저처럼 입시컨설팅 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시컨설팅 업체 관계자들은 올해 수험생들의 상담 건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상담 시기 역시 빨라졌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입시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보통 수시 직전인 8월 말부터 9월쯤 입시컨설팅 업체를 찾는 수험생이 많은데 올해는 6월 모의평가가 끝난 시점을 시작으로 상담 요청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 7, 8월엔 700명 정도의 생기부를 봤는데 올해는 이미 1000명을 넘겼다”며 “무전공 선발 확대로 합격선 예측을 못 해 상담을 요청하거나 의대 증원으로 생각지 않던 의대 진학을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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