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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부산 여대생들이 만든 착한기술…전세계 경쟁 뚫고 구글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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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구글 솔루션 챌린지서 한국 첫 우승…부경대 학생팀 '아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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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솔루션 챌린지에서 최종 탑3(우승)에 오른 국립 부경대 학생팀. (왼쪽부터)박수정·전주은·이지은·이홍주 학생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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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주최한 글로벌 개발자 대회에서 부산의 국립 부경대 학생팀이 우승을 차지해 화제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에는 110개국 3000여개 대학생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한국에서 최종 탑3(우승)에 오른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대회의 공식 명칭은 '구글 솔루션 챌린지'(Google for Developers Solution Challenge)다. 전세계 구글 학생 개발자 클럽(GDSC, Google Developer Student Clubs)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탑3에는 한국과 인도, 나이지리아 팀이 올랐다.

부경대팀 '아띠'는 컴퓨터공학과 이홍주·박수정·전주은, 공업디자인과 이지은 등 4명의 여성 대학생으로 구성됐다. 아띠는 지난 4월 상위 100개팀을 선정하는 탑100에 오른 데 이어 5월 탑10, 6월 최종 데모데이에서 탑3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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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학생 개발자들이 구글의 기술을 활용해 UN의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하나를 해결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아띠는 SDGs 중 '건강과 웰빙'에 주목해 치매 환자의 일상 관리를 돕는 앱 '기억친구 아띠'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이 앱은 경증 치매 환자들의 기억 회상과 기록, 주도적인 일정 관리를 돕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대화형 챗봇 기능을 탑재해 이용자의 과거 기억을 되짚어 주고, 당일 일과와 앞으로의 일정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한다.

이용자는 약 복용이나 산책하기 등을 비롯해 병원 예약이나 손자 생일 등 다가오는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 사진 등 개인의 추억을 학습한 챗봇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며 기억을 되짚어볼 수도 있다.

이홍주 학생은 "경증 치매 환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을 목표로 앱을 개발했다"며 "급속한 노령화로 치매 위기가 심해지고 있다. 경증 치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앱 개발 위해 부산 남구 치매안심센터와 협업


순우리말인 아띠라는 단어는 '친한 친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팀 아띠는 'All The Time'의 앞 글자 ATTI에서 따왔으며 치매 환자의 모든 시간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더했다.

전주은 학생은 치매 관련 기술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 큰 사회적 이슈 중 하나가 고령화 문제"라며 "고령인구가 증가하면 치매 인구도 증가한다. 치매 인구에 대한 솔루션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이템으로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수정 학생은 앱 개발에 활용한 기술과 관련해 "모든 부분에 구글의 주요 기술들이 활용됐다. 전반적인 UI(사용자 환경)는 '플러터'로 개발했고 '파이어베이스'를 이용해 서버리스로 백엔드 기능들을 구현했다. 챗봇 회상 대화에는 '제미나이' API를 썼다"고 했다.

아띠는 앱 개발을 위해 부산 남구 치매안심센터와 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실제 이용자 반응을 수집하면서 편의성을 더욱 고도화하는 중이다. 기억친구 아띠 앱은 아직 공식 배포가 되진 않았으나 연말까지 추가적인 업데이트를 거쳐 사업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수정 학생은 "기능을 좀 더 다듬은 뒤 연말까지 배포하고 그 이후 치매안심센터에 시범 보급할 예정"이라며 "다른 센터로 확장해 나가면서 치매안심센터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관들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상금 1만2000달러(약 1600만원)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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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부경대 학생팀 '아띠'. (왼쪽부터)이지은·이홍주·박수정·전주은 학생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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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로 이뤄진 팀이다 보니 4월 본선과 6월 데모데이 기간이 각각 중간고사·기말고사와 겹쳐 일정 측면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박수정 학생은 "초반 기획에 많은 힘을 쏟았다. 실제 개발은 2주 정도밖에 시간이 없어서 굉장히 촉박한 일정이었다"고 했다.

아띠는 우승의 비결이 단단한 팀웍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홍주 학생은 "지난해 대회 때 출전해 먼저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오랫동안 팀원을 물색했다. 서로 강점을 발휘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주면서 건강한 토론이 가능한 인재들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이지은 학생은 "아띠가 한국팀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쓸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1인분 이상을 묵묵히 해낸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대회 우승팀에게는 구글 엔지니어와의 기술 멘토링, 구글 데모데이 참석권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아띠는 우승 상금으로 1만2000달러(약 1600만원)를 받게 된다. 4명팀인 아띠는 상금을 4등분해 공평하게 나눠 갖기로 했다.

전주은 학생은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남구 치매안심센터에 일부를 기부하려고 했는데 현물은 받지 않는다고 해서 팀원들과 같이 케이크와 다과 등을 사서 직접 방문해 감사 인사를 드렸다"고 전했다.

아띠는 AI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치매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선다는 목표다. 박수정 학생은 "지금의 청년층이 미래의 노년층이 되면 스마트폰을 더욱 잘 활용할 것"이라며 "우리의 솔루션을 비롯해 노년층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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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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