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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이재명 "DJ 사저 매각, 민주당과 내가 책임감 갖고 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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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가 개인 사업자에게 100억여 원에 매각된 사태와 관련,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매각 연유가 어찌 됐든 민주당과 내가 김 전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야 할 주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풀어나갈 방법을 찾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의원은 6일 SNS에 DJ 사저 매각 사태 관련 민주당 내부의 대응을 설명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자신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이 전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의 참모장'을 자임하는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이번 8.18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그를 출연시켜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 나는 좀 이해가 안 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경선 초번 4위를 달리던 김 의원은 이후 일약 1위로 뛰어올랐다.

김 의원은 "사저 매각이 알려진 다음날(7월 31일)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던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배기선 김대중재단 총장, 박지원·정동영·추미애 의원과 저를 포함한 긴급 모임이 있었다"며 "사저를 인수해 기념관으로 보존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재단 측의 경과 설명을 듣고 깊은 걱정과 논의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모인 이들은) 이희호 여사의 '사저 보존' 유언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사저가 상업적 용도로 매각된 것이 너무 당황스럽고 안타깝지만, 김 전 대통령 사저는 개인의 가정사를 넘은 역사적 유적이므로 국민들께 걱정과 피해를 끼치기 전에 누구보다 먼저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아 보자고 뜻을 모았다"며 "그 과정에서 박지원 의원께서 너무 감사하게도 자신의 전 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다는 충심 어린 결단을 내려주셨다"고 밝혔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의원 재산은 살고 있는 집과 예금 6억여 원"이라며 이 가운데 집을 제외하고 예금을 전액 쾌척할 뜻을 밝힌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박 의원은 당시 "국민모금이나 당에 도움을 청하려 하더라도 우선 김 대통령을 모신 우리가 죄인이니 먼저 사재라도 내야 한다"는 취지로 이같은 뜻을 밝혔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날 김 의원의 글이 올라온 지 약 30분 후 역시 SNS를 통해 "동교동 사저 문제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머리숙여 죄인이지만 사과드린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사후약방문 격이었지만 지난주 권노갑 고문 등 10여(명의) 재단·센터·민주당 관계자들이 회동, 수습책을 강구한 바 있다"며 "국민, 민주당에 손을 벌리는 몰염치보다는 매입자를 접촉해 다시 매각케 설득(하기 위해), 가족·측근들이 솔선수범하고 국민·민주당과 협의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사저 매각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높다"며 "김 전 대통령을 모셨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김 전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송구하고 죄송하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인 8월 18일은 김대중 대통령의 15주기이며 올해는 고인의 탄생 100주년"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들도,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며 유권자와 당원의 이해를 당부했다.

앞서 전날 김두관 당대표 후보도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나서서 DJ 사저를 역사문화 기념공간으로 만들자"며 "동교동 사저 문제를 푸는데 당 대표 후보는 물론 모든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관심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밖에서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종민 의원 등이 소속된 야권 소수정당 '새로운미래'가 "DJ 탄생 100년이자 서거 15주기에 DJ와 이희호 여사가 37년간 머무른 사저가 개인에게 100억 원에 매각된 사실은 온 국민에게 충격"이라며 "사저 매각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DJ 사저가 팔려서 카페가 된다는 것은 황당한 느낌"이라며 "여야를 넘어서 정치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촉구했다.

동교동 사저는 지난 2019년 6월 이희호 전 이사장 별세 이후 DJ 아들 형제 간의 갈등 대상이 됐다. 이 전 이사장의 유일한 친자인 김홍걸 전 의원이(故 김홍일 전 의원, 김홍업 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사별한 전처 소생) 사저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김홍업 이사장이 2020년 1월 사저 처분금지 가처분을 내기도 했으나 같은해 6월 '이 전 이사장의 유지를 받들자'는 데에 합의하며 분쟁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일 동교동 사저 소유권을 박모 씨 등 3명에게 이전했다. 토지와 주택을 포함한 거래 가액은 10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

▲2009년 8월 23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유족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동교동 서재를 돌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해 8월 18일 서거했으며, 장례는 6일간의 국장으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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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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