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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어제는 폭락, 오늘은 폭등…"당분간 불안정" 무서운 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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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중개업소 밖 닛케이 평균주가가 표시된 전광판 앞에 한 행인이 서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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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폭락, 오늘은 폭등."

미국의 7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대치에 부합하고 연준 인사들이 경기침체 우려를 희석시키기 위해 나서자 아시아 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였다. 엔화가 약세로 전환하자 전날 12% 급락했던 일본 증시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이날도 한국, 일본 등 곳곳에서 주가 급등으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터라 시세 안정을 낙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은 다소 누그러졌으나 당분간 불안정한 시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빠져도 너무 빠졌다"… 폭락 진원지, 닛케이 10% 반등

6일 아시아 증시는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곳곳에서 주가 급등으로 거래가 정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됐다. 반등의 기운은 낙폭이 가장 크고 급작스런 금리 인상으로 폭락의 불을 당긴 일본에서 가장 강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217.04포인트(10.23%) 오른 3만4675.46에 마감했다. 하루 전에는 역대 2위 하락률인 12.4% 폭락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날은 기존 최대폭(포인트) 상승일인 1990년 10월 2일 기록을 깼다. 전날 12.2% 급락했던 토픽스지수도 9.3%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도쿄일렉트론과 어밴테스트가 각각 19%, 15% 뛰었고 수출주에서도 토요타자동차가 14% 상승했다. 전날 8.77% 급락한 코스피지수도 이날 3.3% 올랐고, 대만 자취안지수도 3.38% 강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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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5% 이상 동반 급등하면서 증시 과열에 제동을 거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60포인트(3.30%) 오른 2,522.15, 코스닥 지수는 41.59포인트(6.02%) 오른 732.87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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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등은 전날의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크다. 일본 증시는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일본의 6월 노동자 실질임금이 2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즈호증권은 "전날의 주가 폭락으로 이미 엔고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닛케이 신문도 "반등세를 노린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엔/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전환(엔화 약세)한 것도 수출 관련주에 대한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우려 덜어준 PMI, 연준 인사들도 비둘기 발언

미국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양호하게 나타난 것도 반등에 한몫 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PMI는 51.4를 기록해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51.4에 부합했을 뿐 아니라 지난 6월 48.8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업황의 확장을, 그 이하면 위축세를 나타낸다. 양호한 PMI 덕분에 개장 초반 6%대 하락세를 보이던 나스닥종합지수는 낙폭을 줄여 3.43%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2년 만에 최대 낙폭이지만 전날 아시아 증시의 패닉 매도를 추가 확산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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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고,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은 동반 폭락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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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다우가 2.60%, S&P500은 3.00%, 나스닥은 3.43% 각각 급락했다./그래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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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다독여준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날 아시아 증시가 반등할 근거를 줬다.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수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만약 미국 경제를 구성하는 것 중 어느 하나라도 악화된다면 연준이 그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하와이의 한 행사에서 "노동보고서가 둔화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확신할 여지가 조금 더 있다"고 현 상황을 긍정했다. 그러면서 "당국자들은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과 고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높아진 변동성… "당분간 불안정한 시세 이어질 수도"

그러나 역대급 반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낙관하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11일 사상 최고인 4만2224까지 치솟았던 닛케이지수는 전날까지 3거래일 간 20%가량 하락했다. 일부 낙폭을 회복했으나 전고점 대비 여전히 18% 하락한 수준이다. 전날 하루 낙폭만 4451포인트로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는다. 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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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사에 일본 국기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금리 조정은 지난 17년 중 두 번째 인상이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며 패닉 매도가 일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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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로 불리는 VIX(volatility index)는 전날의 38.57에서 14.91% 낮아졌으나 여전히 30을 넘어 32.82를 기록하고 있다. VIX 지수가 30을 넘는 것은 시장에 극심한 혼란이 발생한 상태임을 뜻한다. 닛케이 평균 주가의 예상 변동률을 나타내는 닛케이 평균 변동성 지수(VI)도 50으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높아진 상태로 여겨지는 20을 크게 웃돈다.

필립증권의 마스자와 나가히코 주식부 트레이딩 헤드는 "엔캐리 트레이드로 자금을 늘려 주식에 투자하고 있던 층에게는 환전의 전제(일본 저금리)가 바뀌었다. 자금 부족에 빠진 개인이나 펀드가 적지 않아, 간단하게 다시 리스크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당시 일본 증시가 바닥을 치고 안정화되기까지는 2~3개월이 걸렸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증시가)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처럼 당분간 불안정한 시세가 이어지기 쉽다"고 전망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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