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스타라이너 문제 '심각' 인정…비행사들 내년 2월 귀환 가능성
보잉, 유인 비행 실패하면 '설상가상'…머스크 우주사업에 정부 의존
보잉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된 모습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에 나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두 달 넘게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들이 경쟁관계인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타고 귀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7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스타라이너 비행 임무에 참여한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61)와 수니 윌리엄스(58)의 지구 귀환에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활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안을 택하게 되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당초 계획된 4명이 아니라 2명만 탑승해 ISS로 이동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내년 2월에 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 6월 5일 지구를 떠나 두 달 넘게 ISS에서 체류해온 두 우주비행사는 내년 2월까지 총 8개월여간 ISS에 머물게 된다. 이들은 당초 ISS에 일주일가량 체류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보잉 스타라이너 타고 ISS로 간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왼쪽)와 배리 부치 윌모어 |
NASA의 우주비행사를 ISS에 보내는 '크루-9' 임무를 위한 드래건 캡슐 발사는 당초 이달 18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 우주캡슐이 스타라이너 우주비행사들의 귀환 수단으로 검토되면서 발사 일정이 다음 달 24일로 연기됐다.
다만 이런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NASA는 이달 중순인 다음 주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NASA가 우주비행사 귀환에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활용하게 되면 스타라이너는 무인 비행으로 먼저 지구 귀환을 시도한다.
켄 바우어삭스 NASA 부국장은 "지난 1∼2주 동안의 상황을 보면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돌아올 가능성이 조금 커졌다"며 "우리는 이 옵션을 더 면밀히 검토해 실행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타라이너가 지구에서 발사된 뒤 ISS에 도킹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이런 문제는 계속 해결되지 않았다.
NASA는 지난 두 달간 보잉과 함께 이런 문제를 처리하고 유인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고 누누이 밝혀 왔으나, 결국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이날 NASA 관계자는 스타라이너가 우주 궤도에서 나오려고 시도할 때 헬륨 누출과 추진기 고장이 결합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보잉 스타라이너가 지난 6월 5일 미국에서 발사되는 모습 |
결국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돌아오지 못해 유인 시험 비행이 실패로 끝나게 되면 보잉의 우주사업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스타라이너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함께 지구 궤도의 ISS를 오가며 NASA의 수송 임무를 담당하는 유인 캡슐로 개발돼 왔으나, 개발 과정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2020년 유인 시험비행을 마치고 상용화를 시작한 데 비해 스타라이너는 2019년 12월 첫 무인 시험비행에 실패한 뒤 2022년 5월에야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이번 유인 시험비행에도 실패하면 향후 개발 과정은 더 늘어지게 된다.
보잉은 지난 1일 스타라이너 개발 비용이 1억2천500만달러가량 추가돼 2016년 이후 총 16억달러(약 2조2천억원)의 비용이 예상보다 더 들게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보잉의 우주사업이 흔들리면서 상대적으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상은 더 높아지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의 의존성은 더 부각될 것"이라며 "이 회사는 미국 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서 필수적인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 |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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