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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유재명 "'배우 이선균', 그 자체를 봐달라"('행복의 나라')[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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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텐아시아

유재명 /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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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재명이 영화 '행복의 나라'를 통해 '배우 이선균'의 모습을 봐달라고 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에 출연한 배우 유재명을 만났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유재명은 부정 재판을 주도하며 위험한 야욕을 위해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거대 권력의 중심인 합수부장 전상두 역을 맡았다.

유재명의 분량은 조정석, 이선균에 비해 적지만 그의 역할은 시대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유재명은 "촬영 3일 전쯤 전주로 내려가서 감독님과 면담한 적 있다. 배우들은 촬영 직전 불안감에 시달린다. '내가 준비한 걸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준비한 게 맞을까', 기본적으로 따라오는 불암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에게 '연극하면서 내가 페이크메이크를 고민한 적 있다고 했다. 캐릭터를 만들어야하는 하는 경우가 있고, 자연스럽게 포착해내는 경우가 있다고. 감독님에게 '나를 좀 메이크해달라'고 했다. 감독님도 자기에게 만들어달라고 하는 건 낯선 경험이라더라. '같이 만들어보자'고 하더라"고 전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오케이가 나도 촬영을 거듭했다고 한다. 유재명은 "감독님은 나에게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은 게 있냐고 했고, 그렇게 같이 만들었다. 어떤 컷들은 버전이 10개도 나올 거다"고 말했다.

극 중 자신을 미묘하게 얕보는 정인후를 향해 조용한 경고를 날리는 장면이 있다. 유재명은 "저에게 포진된 대사가 가장 많은 장면 중 하라"라며 "전상두의 생각, 뉘앙스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신이라 많이 준비했다. 잘하고 싶어서 힘들었다. 많은 버전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조정석에 대해서는 "정말 멋진 배우다. 호흡은 두말 할 것 없이 잘 맞았다. 일상에서도 거의 톰과 제리처럼 티격태격 알콩달콩 잘 맞는 친구다. 손아래 동생이지만 어떨 때 보면 의젓하다. 좋은 배우와 함께 작업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선균까지) 나이로는 제가 큰형이다. 둘째, 셋째가 큰형을 놀렸다. 제가 평소엔 활달하거나 에너지가 많은 편이 아니다. 두 배우뿐만 아니라 변호인단 배우들까지 아주 동네 장터같이 시끌시끌했다. 개구쟁이들이다"며 미소 지었다.

'행복의 나라'뿐만 아니라 시리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도 선보이며 최근 공식 행사가 많았던 유재명. '행복의 나라'를 함께했기에 이선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자연스레 내비칠 자리가 많았다. 이선균에 대해서는 "이선균 배우와 관련된 여러 마음은 충분히 잘 말씀드린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얘기들이 절제되고 배우로서 이선균은 어땠는지 봐주십사 한다.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지만 이선균이라는 배우의 연기 그 자체, 그 결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한 "제가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고 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가장 솔직한 마음이다"고 덤덤히 털어놓았다.

이선균의 연기에 대해서도 "힘든 연기였을 거다. 전상두처럼 못지않게 자신의 속마음을 다 드러낼 수 없는 눈빛, 태도의 캐릭터다. 몇 가지 뉘앙스, 느낌만 갖고 연기해야 했을 거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고 고뇌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인물이다. 가족의 안위, 조국, 자신의 목숨, 신념 이런 것들 사이에서 어떤 것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당해야하는 인물이다. 정말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입을 꽉 다문 박태주의 눈빛을 보며 '고생 많았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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