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무기감시단체 "올해 2분기 생산…공격 8일∼12주 전에 만든 듯"
"서방 제재에도 무기 생산능력 건재 시사…공급망 혼란에는 취약"
러 공습으로 연기 피어오르는 우크라 어린이병원 |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어린이병원을 타격해 다수 사상자를 낸 러시아 미사일이 공격이 이뤄지기 불과 몇주일 전에 생산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첨단 무기를 계속 생산해온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 최대 아동병원인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에 떨어진 Kh-101 순항미사일이 올해 2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AR은 회수된 미사일 잔해들에 남아있는 13자리 생산번호 등을 분석한 결과 해당 미사일이 올해 4월1일∼6월30일 사이에 생산됐다고 결론 내렸다.
어린이병원 공격이 7월 8일에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는 불과 8일∼12주 전에 제조한 무기로 공습에 나선 것이라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러시아가 공장에서 갓 나온 무기를 전장에 투입하는 패턴은 이전에도 확인된 바 있다.
CAR은 2022년부터 Kh-101 잔해를 분석해왔는데 그해 2022년 11월 이후 러시아가 발사한 Kh-101 대부분이 생산 두 달 이내에 발사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비축해 놓은 재고를 빠르게 소진했음 보여주는 동시에,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무기 생산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AR은 지적했다.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CAR 부소장은 러시아가 "부품을 조달할 수는 없지만 생산을 계속할 수 있을 정도의 부품 재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여전히 이전처럼 Kh-101을 만들 수 있지만 이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방식의 생산"이라며 "그들은 무기를 만들어서 거의 곧바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공급망의 어떤 차질에도 그들을 취약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무기 생산·투입 패턴은 또한 전장에서의 필요에 따라 목표물을 선택하기보다는 공장에서 얼마나 무기를 만들 수 있는지를 토대로 전투계획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스플리터스 부소장은 짚었다.
그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방식과 앞으로 전쟁을 계속할 능력을 이해하고자 할 때 (무기) 수요와 공급 간의 긴장이 중요하다"면서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그러한 자산(무기)을 병원 같은 곳에 사용한다는 사실은 문제를 심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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