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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한동훈은 침묵…친한계는 제3자 추천 특검 '뭉개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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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특검은 수사 결과 미진할 때", 장동혁 "왜 특검에 목메는지"

'특검 불필요론' 띄우는 친한계…'제3자 추천 특검' 뭉개기 명분쌓나

한동훈, 출마 선언 땐 "수사 종결 여부, 발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

"민주당의 반복되는 특검법 발의 해결할 수 있는 방안" 강조하기도

최근엔 침묵…野 "한동훈표 특검법 발의해야 협상하든 토론하든 하지 않겠나"

노컷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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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까지 수사 대상으로 적시하는 등 더 강화된 내용의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가운데, 대표가 되면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먼저 추진하겠다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한 대표가 임명한 '친한(친한동훈)계' 여당 지도부 인사들은 제3자 추천 특검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를 야당 탓으로 돌리거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끝나고 특검을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당내 여론을 고려해 친한계를 앞장세워 명분을 쌓고, 채 상병 특검법 국면에서 빠져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하지만 한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선언 당시 "공수처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법 발의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취임 후에는 "(제3자 추천 특검) 그 이야기를 걸고 당선이 됐다"며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재차 확인한 바 있다. 지도부 간 메시지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 대표가 침묵을 깨고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훈 "특검, 수사 결과 미진할 때"…'친한계' 제3자 추천 뭉개기 시도?

9일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관련 당내 논의가 있는지 묻는 질의에 "정책위 차원에서 검토한 바는 없다"며 "특검법은 현재 수사 결과가 발표가 되고 나서 그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행 중인 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 중에 특검법을 지향하는 건 한 번 재고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또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특검법을 먼저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지만 원칙적으로 접근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공수처 수사 후 특검'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한 대표가 전임이었던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을 압박해 자진 사퇴하게 한 뒤, 새롭게 앉힌 인물이다.

이외에도 전당대회에서 '팀한동훈'으로 함께 뛰었던 한 대표의 최측근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굳이 이어갈 실익(實益)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최근엔 "민주당이 왜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을 메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3자 추천 특검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야당 탓'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특검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현실성 없는 특검법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 또한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는 '친한' 인사다.

일련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친한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3자 추천 특검을 먼저 추진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명분을 쌓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검 추진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공수처 수사 후 특검'으로 선회하기 위한 포석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지금 원내에 확실한 우군이 없다. 사실상 이제부터 식사 정치하면서 의원들을 만난다는 건데,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며 "채 상병 특검법은 '뭉개기'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대표가) 던져 놓은 제3자 추천 특검 국면을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시간을 끌며 특검의 명분이 사라지도록 공수처 수사에서 뭔가 나오길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제3자 추천 특검 추진에 '사족 달지 않겠다'던 한동훈, 입장 바뀌나

하지만 친한계의 주장은 한동훈 대표가 지금까지 공언했던 내용과는 상반된다. 한 대표는 지난 6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며 "공수처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법 발의에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 후 특검이라는) 그 사족을 달았을 때 국민이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하지 않겠나"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에서 여러 의견이 있는 사안이다. 법리적으로나 정무적으로 봤을 때 지금 특검을 받으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분과 충분히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레이스 도중에는 "공수처 수사팀이 보이는 수사의 행태를 보면 어쩌면 특검보다도 훨씬 더 공격적인 결과를,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그런 결과를 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며 "제3자 특검법을 미리 제안해 놓는 것이 그런 점을 감안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본인의) 제3자 특검 제안으로 판이 바뀌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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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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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당선된 뒤에는 "쳇바퀴 돌듯이 민주당이 계속 (특검법을) 넣겠다고 하지 않나.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에 (제3자 추천 특검을) 설명드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제3자 추천 특검 추진으로 민주당의 반복되는 특검법 발의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당 대표로서 (제3자 추천 특검법 추진) 그 이야기를 걸고 당선이 됐다"며 입장 변화가 없음을 못 박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한 대표는 최소한의 공식 일정만 소화하고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한 언론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표를 향해 "제3자 추천이든, 아니면 다른 대안이든 자신이 생각하는 '한동훈표 특검법'을 즉시 발의하시라"라며 "그래야 협상을 하든지 토론을 하든지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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