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려던 주민들 급습···아동도 포함
생존자들 무장단체 AA 배후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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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을 겪고 있는 미얀마에서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 피난민 200여 명이 무장단체가 쏜 드론 공습에 사망했다.
AP통신·로이터통신 등은 11일(현지시간) 지난 주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마웅도 지역의 로힝야족 주민들이 인접국인 방글라데시로 피난하기 위해 나프강을 건너다 드론 폭격과 포격에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한 생존자에 따르면 5일 저녁 나프강 인근에서 강을 건널 배를 기다리고 있던 주민 1000여 명을 향해 드론 4대가 날아와 폭탄 3발을 투하했으며 이후 20발 이상의 포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150여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다음 날인 6일에도 미얀마 정부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 간 교전일 발생해 최소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으로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상자에는 어린이들 역시 포함됐다. 생존자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엘레야스는 공격을 피해 엎드려 있다 일어났더니 친척들이 사망했으며 임신한 아내와 두 살 난 딸 역시 중상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성명에서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로힝야족 부상자들을 인용해 “나프강 강가에서 강을 건너려던 이들이 폭격 당했고 강가에 시신 수백 구가 널려 있었다”고 밝혔다. 드론 공격이 발생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인과 어린이 시신 수십 구가 널린 나프강 인근 도로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다만 AP통신은 해당 지역은 엄격한 여행 제한 조치 등으로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 영상의 사실 여부와 세부 사항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AA는 텔레그램을 통해 로힝야족에 대한 공격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AA의 진영이 있는 마웅도 남부 방향에서 드론이 날아왔으며 공습 방식 역시 AA가 그간 마웅도 마을에 대해 가해온 것과 유사하다며 공격의 배후로 AA를 지목하고 있다. AA는 로힝야족에 적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선 5월에도 AA는 라까인주 주요 도시 부띠다웅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 사람들을 쫓아내고 집에 불을 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6월에는 로힝야족 약 7만 명이 거주하는 마웅도 지역 주민에게 모두 떠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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