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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중국이 빨아들인 한국인 안방…'지각생' 삼성·LG가 싹 쓸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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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LG전자(LG로보킹 AI 올인원), 삼성전자(비스포크 AI 스팀), 로보락(로보락 S8 맥스 V 울트라) 사진 왼쪽부터/사진=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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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보락을 필두로 중국 기업들이 점령한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역전을 노린다. 글로벌 톱2 생활 가전 기업들이 중국산에 안방 시장을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위생과 보안 등 차별점을 강조하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달 15일 'LG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한다. 앞서 올해 4월엔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했다. 올인원 로봇청소기는 로봇청소기 한 대가 먼지 흡입부터 물걸레 청소, 세척과 건조까지 한번에 알아서 처리한다.

국내 기업들의 올인원 로봇청소기 진출은 중국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에 초점을 맞춰 오면서 로봇청소기 등 소형 가전이 오히려 소외됐던 것이다. 그러나 1인 가구 증가와 맞벌이 보편화로 가사 노동에 들이는 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줄이려는 경향이 커졌고, 그 사이 올인원 로봇청소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틈새를 중국 기업들이 파고들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로보락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46.5%로 3년째 1위다. 여기에 드리미와 에코백스 등 또 다른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을 합치면, 중국산의 비중이 80%를 넘어선다.

최근의 '중국 로봇청소기' 열풍은 과거 중국 제품이 다소 조악한 성능에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저가 공세를 했던 것과도 차이가 있다. 로보락이 올해 4월 내놓은 최신 프리미엄 제품 '로보락 S8 맥스 V 울트라'의 출고가는 184만원이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스팀(179만원)보다도 비싸다. 가격이 국내 제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데도 소비자들이 성능에 반해 중국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중국 제품들이 '동등한' 경쟁자가 됐다는 점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위기감을 더욱 키웠다.

국내 기업들은 올인원 로봇 청소기 '지각' 진출을 만회하기 위해 위생과 보안에 초점을 맞췄다. 물걸레를 사용하는만큼, 자칫 잘못하면 덜 마른 걸레에서 물 비린내 등 악취가 나거나 축축한 환경으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잡아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고온 스팀으로 걸레를 1차 세척하고, 2차로 100℃ 스팀 살균을 진행한다. LG전자는 오수통 냄새를 줄이는 전용 관리제를 아예 자체 개발했다.

카메라로 집안 곳곳을 샅샅이 살피며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 특성상 보안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걱정도 고려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스팀은 글로벌 인증업체인 UL솔루션즈로부터 IoT(사물인터넷) 보안 안정성을 검증받아 업계 최초로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LG전자 역시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을 적용했다. 데이터를 암호화 처리해 외부로의 불법적 유출을 방어했단 설명이다.

로보락 등 중국 제품들의 선전에도 '국산' 올인원 로봇 청소기를 기다려온 충성 고객이 많은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신제품을 출시한 후 시장이 격변할 수 있다는게 업계 예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청소 성능에선 (국산과 중국산 사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위생 등 기존에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사용해왔던 소비자들의 페인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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