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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주목받는 파킹통장[1mm금융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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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 부동자금이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기 시작하면서 고금리 수시입출금식통장(일명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재차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데다, 미국 경기침체 진입 우려에 따른 증시 폭락사태 등 투자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들도 영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기존 파킹통장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권 1위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파킹통장인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매일 최종 잔액 1억원 이하 기준 연 2.9%에서 연 3.2%로 0.3%포인트 인상했다. SBI저축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상향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경제

대출 금리가 하락하며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4일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예금 금리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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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금리 수준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 수준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30~3.40% 수준으로 불과 0.1~0.2%포인트 차다. 한 번 예치 시 만기까지 자금 이동이 불가능한 정기예금,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금리차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셈이다.

이외의 저축은행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 상품이 속속 판매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은 잔액 50만원 이하에 대해선 연 7.0%, 잔액 1억원 이하에 대해선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OK파킹플렉스통장의 경우 500만원 이하 분에 대해선 연 3.5%(세전), 3억원 이하에 대해선 연 3.0%의 금리를 준다.

이처럼 파킹통장 상품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있다. 우선 미국의 경기침체 진입 우려로 증권시장이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상순 종가기준 2891.35까지 상승했던 코스피(KOSPI) 지수는 지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5일엔 미국 증시발(發) 악재의 영향으로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2441.55까지 주저앉았다. 7일 기준 종가는 2568.41로 반등엔 성공한 모양새지만 미국의 경기침체 진입 여부를 둔 시장의 혼란은 가시지 않은 상태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폭넓은 기대감도 배경 중 하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한국은행은 Fed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점에 기준금리를 최소 25bp(1bp=0.01%)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상대적인 고금리 예금상품의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쏠리고 있어서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지난 7월 한 달간의 정기예금 증가액은 18조1879억원에 달했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금리 인하에 동시 대응하기 위한 측면에서 파킹통장 수요가 늘 수 있단 것이다.

저축은행권 역시 나름의 이유가 있다. 앞서 저축은행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여신, 수신자산을 축소하는 등 감축 경영을 이어왔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실탄'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권 한 관계자는 "연말 예금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금리 인하기를 맞아 대출자산 확대를 위한 '실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파킹통장은) 정기예금과 비교해 절차는 복잡하지만, 조달 비용은 적게 드는 만큼 매력적인 조달 수단“이라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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