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철판 녹일 듯한 더위와 사투, 거제 대형 조선소 여름나기 분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전 장비 착용하면 더 무더워…사측, 점심시간 늘리고 에어 재킷 등 제공

연합뉴스

점심 보양식 받아가는 직원들
[촬영 이준영]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요즘 같은 폭염에 야외에서 몇 시간 작업하고 나면 사우나가 따로 없죠."

엿새째 폭염 주의보가 발효 중인 14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오전부터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 막혀왔지만 직원들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이곳 낮 최고 기온은 32도까지 올랐다.

조선소는 뜨겁게 달아오른 바닥과 태양열에 달궈진 선박 철판의 온도까지 더해져 훨씬 무덥다.

오후 야외에서 전선 작업을 마치고 나온 이동훈(53) 반장도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선박 블록 장비에 전선을 일일이 연결하다 보면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안전이 중요한 조선소는 노동자들이 작업복과 안전화, 안전모, 안전벨트, 보안경 등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해 더욱 무덥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에어 재킷과 쿨링기 등이 그나마 숨통을 틔워준다.

이 반장은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는 "야외 작업을 한 번 마치고 나면 속옷은 물론이고 작업복도 다 젖기 일쑤다"며 "그나마 회사에서 휴식 시간과 먹는 것까지 꼼꼼히 챙겨줘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날은 말복을 맞아 점심 식사 메뉴로 닭백숙이 나왔다.

값진 땀을 흘린 노동자들은 든든한 보양식으로 속을 채웠다.

연합뉴스

용접 작업 중인 노동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특히 폭염이 심해 한화오션은 혹서기 대비 예산을 지난해보다 3배 늘렸다.

주 2∼3회 장어탕과 닭백숙, 돼지갈비찜 등 보양식 제공은 물론 제빙기 및 정수기를 150m 간격으로 총 378대 배치해 수분 보충을 원활하게 했다.

사내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빙과·음료 쿠폰을 직영과 협력사 직원 모두에게 지급하고 사업장 내 차광막 650개와 파라솔 300개도 설치했다.

낮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을 오후 1시 30분까지 늘리고, 31.5도를 넘기면 오후 2시까지로 연장한다.

혹서기 용품도 아낌없이 푼다.

6월부터 9월까지 옥외 작업 생산직 직영 및 협력사 직원 모두에게 쿨링기 561개와 에어 재킷 1천323개를 지급한다.

올해 안에 쿨링기 300개와 에어 재킷 4천개를 더 구매할 계획이다.

또 이동식 휴게실을 도크(선박 건조장) 안에 넣어 한결 수월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화오션과 함께 거제시 양대 조선소인 삼성중공업도 여름철 점심 시간을 연장 운영하고 이동식 에어컨 571대와 제빙기 111대를 설치했다.

또 삼계탕과 수육 등 고열량 보양식과 얼음 생수를 제공해 건강과 안전을 챙기고 있다.

lj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