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선거 불출마 관련 뉴스가 나오는 대형 전광판을 향해 돌아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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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키타 교수는 먼저 기시다 총리의 불출마 선언 ‘타이밍’을 언급했다. 일본은 현재 한국의 추석과도 같은 오봉(御盆) 연휴 기간. 이 때문에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 점검을 위해 귀향한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총리 재선 포기를 ‘돌발 선언’한 것을 유의미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의 이날 회견장에선 정부 2인자로 불리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물론, 관방 부장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통상 총리 회견장에 동석하는 것이 전례인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인 셈이다.
나카키타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이길 수 없다면 빨리 표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급작스러운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오늘부터 총재 선거가 스타트했다”고 진단했다. 기시다의 조기 불출마 선언으로 “다른 후보가 일찍 손들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자민당으로서도 '플러스'이지 않겠냐”는 설명도 보탰다. 총재 선거를 위한 당내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결과적으론 자민당 지지율 상승에도 연결될 수 있는 호재란 얘기다.
14일 기시다 총리가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기시다 총재는 이 자리에서 다음달 자민당 총재선거에 불출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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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수혈, 자민당 변화할까
나카키타 교수는 자민당 세대교체 가능성도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12년 복귀한 이래 '메인 플레이어'는 계속 바뀌지 않았지만, 이번엔 세대교체라는 변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집권당 수장이 총리를 담당하는 내각제인 일본에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국회 표결을 거쳐 총리직에 오르는데, 자민당 총재 선거 때마다 후보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매번 큰 변화가 없었다.
나카키타 교수는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젊은 정치인들로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 등이 부각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중의원으로 올해 49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郎) 전 총리의 아들로 올해 43세다.
최근 일본 정치권에선 지난 9일 발간된 월간지 '문예춘추'에 후쿠다 다쓰오(福田達夫) 전 총무회장 등 3명의 젊은 의원들이 세대교체 및 당 개혁 필요성에 관한 기고문을 게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새 총리가 누가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 젊은 세대의 약진은 후보자 토론 등을 거치면서 검증받을 예정이다.
14일 기시다 총리가 9월말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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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 선출되어도 새 공동선언 가능”
한편 기시다 총리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총리 교체로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현재 일·한 관계는 윤석열 정권의 리더십에 의한 것이 크고, 윤 정권 방침의 변화가 없기에 현재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새 총리가 여론의 높은 지지를 얻게 된다면 일·한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플러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일·한 국교정상화 60주년에 맞춰 새 공동선언 발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오누키 도모코 특파원 onuki.tomok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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