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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가족이 죽어가는걸 봤는데, 이젠 내 차례다”…20대女 ‘4대째 유전병’ 걸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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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샬롯 컨과 투병 중인 외할머니. [사진 출처 = 더 선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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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내려오고 있는 유전병 ‘헌팅턴병’에 걸린 20대 영국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샬롯 컨(27)은 최근 증조할머니를 비롯 외할머니와 어머니까지 걸린 헌팅턴병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뇌 신경계에 영향을 줘 인지‧성격 장애, 어눌한 말투 등 증상이 나타나다가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유전병이다.

샬롯의 외할머니는 2002년 진단 후 약 20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가 2021년 사망했다. 사망 전 그의 외할머니는 말하기, 먹기, 걷기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샬롯의 어머니도 2004년에 같은 질병을 진단받은 상태다.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본 샬롯은 “나도 언젠가 이 병에 걸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봐 왔는데, 이젠 내 차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외할머니의 죽음 후 샬롯은 2023년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샬롯은 헌팅턴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양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증상은 없지만 앞으로 헌팅턴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샬롯의 가족은 큰 충격을 받았다. 샬롯의 어머니는 비명을 지를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그의 약혼자는 눈물을 흘렸다.

샬롯은 “내 소식을 듣고 엄마가 지른 비명을 절대 잊을 수 없다”면서도 “진단 후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는 게 힘이라고 이 병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임상시험이 있는지 등을 알기에 미래를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헌팅턴병 관련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다양한 도전을 하거나 온라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샬롯은 “저와 아버지는 헌팅턴병 자선단체를 위한 2만 파운드(약 3500만원) 이상 모금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헌팅턴병의 효과적인 치료법, 치료제가 개발돼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을 때까지 내 이야기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헌팅턴병은 위 사연처럼 어머니, 딸 등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희귀 신경질환이다. 4번 염색체에 중 ‘헌팅턴 유전자’라고 알려진 유전자가 돌연변이일 때 발생하며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

대부분 30~50세에 발병하며 환자는 정신적으로 무능력한 상태에 이르고 몸도 스스로 가누기 어려워진다. 머리, 목, 팔다리 등 움직임을 조절하기 어려워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보행‧발음 장애 등도 나타난다.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는 등 인지기능도 떨어진다. 이런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해 환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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