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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영국 CEO 고액 연봉 경신에 "근로자 전체 임금 인상 악영향"[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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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정규직 근로자 간 중간 연봉 120배 차이

"정부, 기업 임금 결정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규제 개혁해야"

뉴스1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FTSE 100에 포함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연봉 절대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 5곳 순위. CEO 연봉 인상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3개 기업은 롤스로이스(255%), 레킷(192%), 헤일온(151%) 등으로 나타났다. (영국 싱크탱크 하이페이센터 보고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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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받아 가는 연봉 수준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갈수록 커지는 임금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하이페이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FTSE 100에 포함된 기업 CEO의 중간(median) 연봉은 영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중간 연봉보다 12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중간 연봉과 평균 연봉 간에 나타나는 상승률 차이에 주목했다.

평균값은 전체 데이터 수치를 더한 뒤에 데이터의 개수로 나눈 것이다.

반면 중간값은 데이터 수치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확히 가운데 위치한 값을 말한다. 극단적인 일부 데이터 수치로 인해 전체 평균이 왜곡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계산법이다.

FTSE 100 기업의 CEO 연봉 중앙값은 지난 2023년 기준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치였다. 정규직 근로자의 연봉 중앙값보다도 낮은 증가율이었다.

하지만 평균 연봉은 무려 12.2% 급증한 498만 파운드(약 86억9500만원)로 추산됐다.

FTSE 100 기업의 CEO의 평균 연봉 증가율만 놓고 보면 영국 정규직 근로자의 중간 연봉의 약 14배에 달했다.

정규직 근로자의 중간 연봉과 CEO의 평균 연봉 간에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전체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 이뤄지기 보다 최고 연봉을 받는 소수 임원에게 갈수록 거대한 보수가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고위직 임원 보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수의 대기업이 엄청난 규모의 CEO 보수를 지급한 것은 흥미로운 점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영국 FTSE 100 기업의 CEO의 평균 연봉은 2022년 기준 442만 파운드(약 77억1700만원)에서 12.2%가 늘어나 2023년에 498만 파운드(약 86억9500만원)를 기록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가 1658만 파운드(약 289억5000만원)로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2위는 릴렉스(RELX)의 CEO 에릭 엥스트롬으로 지난해 1364만 파운드(약 238억1600만원)를 받아갔다. 다음으로는 롤스로이스 CEO 투판 에르긴빌직의 연봉 1361만 파운드(약 237억6400만원)가 3위에 올랐다.

FTSE 100 기업들은 임원 222명의 급여로 7억5500만 파운드(약 1조3183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FTSE 100 기업 가운데 81%가 최고경영자에게 장기 인센티브(LTIP)를 지급했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2년의 74% 수준보다 7%p 상승한 수치다.

회계연도 전체 기간동안 여성 CEO를 보유한 기업은 6개에 불과했다. 이들 연봉의 중간값은 269만 파운드(약 46억 9600만원)였다.

남성 CEO의 연봉 중간값은 419만 파운드(약 73억1600만원)였다. 이는 FTSE 100 지수에 들어가 있는 기업 전체 CEO 연봉의 중간값과 동일하다.

보고서는 주요 기업의 최고 소득자에게 과도한 지출이 몰리면서 영국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또한 정부가 기업의 임금 결정 과정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규제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기업이 급여를 결정하는 임금 결정 위원회에 최소 2명의 근로자 대표를 포함하는 것이 포함된다.

기업이 최고 소득자와 간접 고용 근로자를 포함한 저소득자의 임금을 더욱 상세하게 공개하도록 만들어 임금 협상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임금 불평등에 대한 명확한 논의를 가능케 해야 한다고 짚었다.

하이페이센터의 연구진은 높은 임원 급여와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 사이의 연관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소수의 임원이 거대한 보수를 독식하는 체제를 옹호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임원 풀 규모를 확대하는 리더십 교육과 프로세스 개발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기업이 이사회를 꾸릴 때 노동자가 선출한 이사를 일부 선임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또한 CEO 급 이하 고소득자의 급여를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임금 비율 보고는 상장 기업뿐 아니라 모든 대규모 고용주에게 확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이사의 법적 책임과 의무에 있어서도 주주 우선주의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공을 촉진한다고 짚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투명성 지침을 참고해 근로자가 조직 내 동료와 비교해 자신의 임금을 알 권리를 확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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