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덜 내는 보험료 차등화 적용
KDI 제안 착안, 기금분리 위험 고려해 결론
보험료·소득대체율 자동조정장치 도입도
국회 논의 없이 재정·인구 상황 따라 조정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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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존 일률적으로 9%로 적용되던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이 앞으로 연령별로 달라질 전망이다. 연금 수령 시기가 먼 젊은 층일수록 부담하는 보험료율이 작아지는 식이다. 여기에 국민연금 재정상태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마련해 국회의 소모적인 논쟁없이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연금 개혁안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관련기사 2면
1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국정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이 그동안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도 보험료율·소득대체율을 정하는 모수개혁 논쟁에 빠져 개혁 완성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해묵은 논쟁만 되풀이해온 만큼, 정부가 구조개혁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공론화를 시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8·15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교육·노동·연금·의료개혁에 더 박차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연령에 따라서 연금 보험료 부담을 다르게, 특히 젊은 분들의 부담을 줄이고 얼마 후에 연금을 받는 세대들은 더 내게 하는 개혁안을 준비 중”이라며 “세대 간 형평성과 재정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금 재정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도 불구, 결국 연금 수급 시기가 가까운 중·장년층의 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향후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단 정부의 구조개혁안에 적용할 초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국회 논의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구조개혁만 이루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정하는 모수조정과 관계없이 기금 고갈 시점을 현재 예상되는 2055년에서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이 과정에서 지난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 보고서를 적극 참조했다는 후문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기금을 마련해 분리하자는 내용이 골자인데, 이는 전환비용으로 1700조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 하고 오히려 고갈을 가속시킬 수 있다는 판단아래 대통령실은 연령별 보험료 차등화를 택한 것이다.
또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기금이 고갈되기 시작하는 상태에 다다르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자동적으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재조정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재정악화 뿐 아니라 향후 인구구조와 경제상황 변화까지 고려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다시 정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금이 줄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일종의 미세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번 개혁안의)가장 핵심”이라며 “기금이 앞으로 잘 쌓일 수 있는지 상황들을 반영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면 고갈 시점을 30년 이상 늘리며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처럼 여야가 모수조정을 놓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한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존 여야가 보험료율 13%에 합의해놓고 소득대체율을 44%로 할지를 두고 싸웠는데, 사실 그렇게 해도 고갈 시점을 7년 정도밖에 늦추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조정장치의 경우 21대 국회 때부터 정부가 제시한 개혁안 내용 중 하나인 만큼, 앞으로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논의가 본격화되면 합의안 마련은 어렵지 않다는 게 대통령실 판단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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