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나 홀로 호황 누렸던 美,
AI 거품론 속 경기침체 우려 고조
미 경기둔화 땐 韓도 적잖은 충격,
회복 중인 中시장 다시 돌아볼 때
5일 증시 폭락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인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고금리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인데, 그동안 엔화가 빠르게 평가절하되는 상황에서 매우 유리한 투자 패턴이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미국 경제가 R(경기침체)의 조짐을 나타내면서, 엔화 가치가 급격히 평가절상되고 일본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들이 대거 상환하는 과정에서 증시가 폭락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3거래일 연속 하락한 미국 증시를 설명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경기는 전반적으로 침체나 둔화를 겪었지만 미국 경제만 나 홀로 호황을 누렸다. 미국이 대폭 금리를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국이나 일본을 제외한 여타 국가들은 대체로 금리를 동반 인상했고, 경기둔화 내지 침체가 뒤따랐다. 그러나 미국은 금리 인상에도 인공지능(AI) 산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양호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모든 업종이 호황인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서도 AI 관련 업종이 이외 업종은 고금리로 인한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로 예상을 웃돌고 AI 거품론이 가세하면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됐다.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올해 3회에 걸쳐 1.5% 포인트 정도 금리를 내리리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둔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AI 산업처럼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다. 미국의 경기둔화는 한국의 대미국 수출 둔화로 이어져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중국 경제의존도를 줄이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투자와 수출 비중이 대폭 하락하였다. 반면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반도체, 전기차 및 배터리 등 업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대미국 투자는 대폭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도 늘어 대중국 수출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견제가 심해지면서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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