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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337·독트린…윤 대통령 ‘통일론’에 겹쳐 보이는 것들 [8월16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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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신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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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신문 1면에는 △‘8·15 통일 독트린’(6곳) △쪼개진 광복절(3곳) 등이 가장 큰 기사로 나란히 실렸고, 이어 △국민연금 보험료율 세대별 차등인상 검토(2곳) △코로나 확산(2곳)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8·15 경축사
② 시선, 클릭!
- 폭염, 언제까지?
- 일본 대지진 경보 해제
- 44살, 60살 때 노화 집중
- 욜로족 가고, 자린고비 요노족
- 마약은 어떻게 침투하나?
③ Now and Then : 여명의 눈동자 OST(1991)







① 차이의 발견





# 8·15 경축사



- 올해 8·15 광복절은 사상 처음으로 광복회가 참석하지 않은 채 두쪽으로 쪼개져 각각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뉴라이트’ 논란을 빚는 독립기념관장 선임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매년마다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주요한 관심사항입니다. 대개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고 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통일과 화해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는 `일본'은 없었습니다. 이전 대통령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일본’ 없는 광복절 경축사



1) 광복절 경축사에서 사라진 ‘일본’



- ‘일본·일제’라는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경축사에 “일본이 없다”며 “참으로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읽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늘이 어떤 날인지, 광복은 어떤 의미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 대통령실은 “한-일 관계를 지적하지 않은 것은 한-일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대한민국이 자유 가치를 기반으로 꾸준히 경제 성장을 해오며 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는 함의가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2) 일본 언론들도 의아



- 일본 언론들도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일관계나 역사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광복절 때 매번 나오는 대일 관계나 역사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미래세대는 일본을 여행하고 일본 청년들과 교류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과거에 식민지 지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일본을 대하는 (한국) 청년은 이제 없다”(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니혼게이자이신문’)



- “(역대 한국) 대통령 광복절 연설에선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대일 비판을 담은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대일 관계를 중시하는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마이니치신문)





2. ‘북한’ 향한 ‘3.3.7 독트린’



- 윤 대통령은 이날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습니다. ‘3대 통일비전, ‘3대 통일 추진 전략’, ‘‘7대 통일 추진 방안’을 제시해, ‘3·3·7 전략’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한겨레

한국일보 3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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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 흡수통일’ 방안



- 3대 비전은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 등이며, 3대 전략은 ‘북한 주민의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 촉진’, 7대 추진 방안은 ‘북한 주민 정보 접근권 확대’ 등입니다.



- 북한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북한의 아래로부터의 붕괴를 통한 흡수통일’을 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 연설문에서도 윤 대통령은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땅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1970년대 박정희 정권에서 북한을 향한 발언 같은 느낌이 듭니다.



- ‘북한 인권 국제회의’ 추진, ‘북한 자유인권 펀드’ 조성, ‘북한 주민 정보 접근권 확대’ 등은 모두 북한 정권을 안으로, 밖으로 압박하고 위협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면서 ‘남북 당국간 대화협의체’를 설치하자고 제안하니,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 더욱이 지금 남북이 ‘강 대 강’ 대치로 경색 일변도를 달리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제안하면, 그걸 북이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건지, 받든 말든 상관없이 일단 제시했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2) ‘통일방안’ 아닌 ‘독트린’인가?



- 대개 대북 제안은 ‘무슨 무슨 통일방안’ 등의 이름이 붙습니다. 이번처럼 ‘~독트린’이라는 다소 오래된 이 용어가 통일방안의 이름이 된 것은 무척 낯섭니다.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화해협력도 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엔 없는) 통일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고, 행동 계획”을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이라고 풀이했습니다.



- 독트린은 ‘다른 나라와의 협상이 아니라 자국의 외교방침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대개 초강대국이 ‘우린 앞으로 이렇게 할거야. 그렇게 알어’라는 식으로 선언하는 것입니다. 최초의 독트린이 교과서에서 배운 ‘먼로 독트린’이었고, 이후 ‘닉슨 독트린’ 등이 있었고, ‘부시 독트린’(악의 축), ‘오바마 독트린’(관타나모 죄수 석방 등)도 있습니다.



- 8·15 대북 제안의 이름을 ‘독트린’으로 이름붙인 것에서 그 성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3. 국내 비판세력 압박



- 어제 북한을 향한 제안에 포함된 주요 내용 중 하나가 ‘국민 가치관과 역량’이었습니다.



- ‘자유 통일’을 이룰 첫번째 과제로 명시한 것인데, “국민들이 자유의 가치와 책임의식으로 강하게 무장해야, 한반도의 자유 통일을 주도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국민총화’라는 1970년대 구호가 생각나게 하는 발언입니다.



- 윤 대통령은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 “검은 선동 세력” 등을 언급했는데, 사실상 야당과 비판세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의 책임을 비판자에게 돌리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서 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선언입니다.



- ‘선동’ ‘날조’ 등의 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국민들이 진실의 힘으로 무장하여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위해 싸워야 합니까.





4. 뜬금없는 광복절 육영수 여사 참배



- 윤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식에 앞서 광복절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 묘소를 참배했습니다. 육 여사는 지난 1974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가 박 전 대통령 경축사 도중 재일동포 문세광에게 피살됐습니다. 대통령이 총격으로 숨진 전직 대통령 부인 묘소를 참배할 수 있으나, 광복절 기념식에 앞서 이런 공식일정을 갖는 건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합니다. 현직 대통령 가운데 광복절 기념식 전에 이런 행사를 갖는 건 처음입니다.



- 방명록에 “국민들의 어진 어머니 역할을 해주신 육 여사님을 우리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하루 전인 14일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 등 안부를 물었다고 대통령실이 언론에 전했습니다.



-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이 틀리지 않은 듯합니다.



- 광복절 기념식에 앞서 미리 참배를 해야 했다면, 오히려 김구, 윤봉길, 이봉창, 안중근(가묘), 이동녕 등 독립운동가들의 유해가 묻혀있는 효창공원 묘역을 찾았어야 합니다.





5. 언론보도



1) 해설기사 제목



- 어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모든 신문이 1면에 이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안쪽 해설면 제목이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신문마다 정도의 차이는 조금씩 납니다만, 조선일보를 제외하곤 어느 신문도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진 않았습니다.



한겨레 = “북 주민들이 자유 통일 원하게”...윤석열식 흡수통일 선언(3면)
경향 = ‘북 정권 붕괴론’ 깔고 내민 손...북 ‘호응’ 끌어내기엔 역부족(3면)
한국 = 남북 화해 건너뛰고...北 주민에 南 문화공세, 김정은 체제 흔들기(3면)
중앙 = 윤 대통령 “북녘에 자유 확장”...전문가 “북 호응 가능성 낮아”(4면)
동아 = 北에 대화 첫 제안한 尹 “北주민 외부정보 더 많이 접하게 할 것”(5면)
조선 = 윤, 북에 대화협의체 제안...“경협 등 모든 문제 다룰 수 있다”(3면)





2) 사설 제목



한겨레 = 광복절 두쪽 내고 국민 비판에 선전포고한 윤 대통령
경향 = “자유 통일” 외친 윤 대통령, ‘적대국 남북’ 해소가 먼저
한국 = 남북 ‘대화협의체’ 제안하면서 공세적인 8·15 통일 독트린
동아 = 尹 ‘통일 독트린’…실효성 안 보이는 ‘자유 확장’ 선언
중앙 = 경축식 파행에 아쉬움 남긴 통일 독트린…씁쓸했던 광복절
조선 = 대화 문 열어 놓고 北 변화 이끌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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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폭염,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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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지진 경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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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광복절 기념식을 보니, 우리 사회가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 음악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1991) OST입니다. 드라마에서 위안부를 처음으로 소재로 다뤘습니다. 이때가 노태우 정부 때였습니다. 벌써 33년이 지났는데, 우린 거기에서 얼마만큼 온 것인가요.



여명의눈동자 OST Main Title (youtube.com)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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