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중재국, 환상 팔고 있어"
"21일 카이로서 회담 재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바이든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이후 고조된 중동 지역의 확전 위기를 막기 위한 가자전쟁 휴전 협상의 운명이 내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협상 진행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다음 주 말까지 완료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하마스 측은 "진전이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 말까지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휴전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단지 두어개의 문제가 더 있는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중재국인 카타르의 군주(에미르)와 이집트 대통령도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도 석방될 인질 수를 늘리는 대신 교환할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거부를 줄이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측 대표단이 과거 몇차례 협상 때와 달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보다 많은 재량권을 부여받은 점도 협상 진전 전망을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과 중재국 사이에 협상이 진전을 이루더라도 하마스가 이에 동의할지는 불분명하다.
그간 하마스 측에서는 암살당한 하니예가 협상을 지휘해왔으며, 이번 회담에는 대표단도 보내지 않았다.
하마스 정치 위원이자 대변인인 가지 하마드는 레바논의 알 마야딘 방송과 인터뷰에서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시간을 끌고 있다며 미국과 다른 중재국에 이스라엘을 압박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 은신 중인 하마스 새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도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BBC에 "중재국에서 받은 내용은 매우 실망스럽고 진전이 없었다"면서 중재국이 "환상을 팔고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BBC는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언급한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미국은 하마스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보다는 중재안에 대해 건설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그간 전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점도 걸림돌이다.
악시오스는 최종 합의를 위해서는 향후 며칠간 강도 높은 외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대표단이 도하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 이스라엘로 향한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등과 만나 휴전안 수용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21일에는 카이로에서 휴전 회담이 재개될 전망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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