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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정봉주에 “솔직하지 못했다”는 김어준…“친구로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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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유튜브에서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안타깝다”

세계일보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018년 3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김어준씨와의 사진. 정봉주 전 의원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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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민주당 최고위원 탈락에 과거 그와 함께 팟캐스트 ‘나꼼수’를 운영했던 방송인 김어준씨가 19일 “안타깝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어준씨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전날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언급하던 중, 정 전 의원의 최고위원 탈락에 “오랜 세월 어떤 고통을 겪어왔는지 가까이서 지켜본 친구의 한 사람으로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봉주 후보는 자신이 한 말 때문이 아니라 그 말을 수습하는 과정 때문에 탈락했다”며 “한마디로 요약하면 솔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씨는 정 전 의원의 대응이 민주당원들이 ‘이재명 2기’에 요구하는 기준에 미달했다고도 짚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역 순회 첫 경선이었던 지난달 20일 제주 경선만 하더라도 19.06%의 득표율을 보여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마지막 지역 경선인 지난 17일 서울 경선에서는 8.61%까지 뚝 떨어졌다. 결국 정 전 의원은 최종 집계 11.70% 득표율로 최고위원 당선권인 5위 밖에서 밀려나 6위에 머물렀다.

초반 선두를 달리던 정 전 의원 탈락은 전대 중반부에 불거진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 논란 등과 무관치 않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는 “‘이재명 팔이’를 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며 “전당대회가 끝난 후 본격적인 당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었다.

다만, ‘이재명을 위한다면서 끊임없이 내부를 갈리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구를 향한 비판이냐는 현장 질문에는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만 답해 오히려 모호한 표현으로 스스로의 표를 깎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명팔이’ 발언 후 제기된 경쟁자들의 집중 공세에 정 전 의원은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도치 않게 ‘비명(비이재명)계’가 돼 억울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이 사석에서 ‘이재명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던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라디오 발언 후 불거진 논란에 “했다”면서도, 진의가 과장됐다며 식은땀을 흘렸다. ‘이재명의 복심’을 내세우며 실세 놀이하는 극소수 인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고, 이재명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애정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김어준씨는 “당원들의 집단지성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며 “그 앞에서는 경력도 직위도 다 필요가 없다”고 봤다. 16년간 원외였던 정 전 의원을 전대 초반 레이스에서 1위로 밀어줬던 당심이 발언 논란에 휩싸인 그를 순식간에 아래로 끌어내렸다고 분석하면서다. 이를 “어떤 기준에 미달된다 싶으면 1위를 탈락시킬 만큼 아주 단호하고 가차없다”고 표현한 뒤, “어떤 경력이나 과거도 현재의 시대 과제보다 우선할 수 없고, 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집단지성이 가차 없게 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견을 전제로 “정치는 굉장히 적나라하고 날선 욕망이 역동적이고 입체적으로 충돌하는 현장”이라면서, 김어준씨는 “사고 그 자체보다 사고와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백만배 중요하고, 그걸 제대로 해낸다면 정치인은 사고와 갈등을 발판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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