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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반도체가 이끈 상반기, 경기 우려에 기대 낮추는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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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이익 103조, 전년比 91%↑

실적 개선 이끈 반도체, 3Q 눈높이도 올라가

코스닥 상장사 상대적 부진, 2차전지 먹구름 지속

"차별적 성장,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성장둔화 우려에 이익 추정치 신뢰↓, 3Q 확인해야"

[이데일리 원다연 이용성 기자]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은 반도체와 수출 기업이 이끌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든데다 수출 증가세에 고환율까지 더하며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도 가팔랐던 덕분이다. 덕분에 반도체를 제외하고도 운수장비, 기계, 음식료 등 대부분 업종의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은 코스피 대비 부진했지만 2분기 실적이 1분기와 비교해서는 개선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장사들의 실적 호조가 하반기 들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분기부터 이미 일부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둔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 둔화 등에 따른 기업 이익 둔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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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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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이끈 코스피 영업이익 100조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2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2조 9903억원으로 91.43% 급증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상반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조 4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2.29% 증가했고 매출은 74조 68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44% 늘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5조 468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8% 늘어난 16조 423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상반기 실적 개선세를 이끈 반도체 업종에 대한 3분기 실적 개선 기대도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1.3% 늘어난 13조 6606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11조 7443억원)에 비해 16.3% 증가한 규모다.또한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7조 825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역시 3개월 전 추정에 비해 27.7%가량 늘었다.

상반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매출액은 3.26%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3.72%, 79.08% 늘었다. 업종별로 17개 업종 중 의약품(36.64%), 서비스업(32.61%), 음식료품(28.53%) 등 13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전기전자와 전기가스업, 의료정밀 등이 흑자전환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아직 전체 산업으로 확산하지 못한 채 차별적은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내수 회복이 전제되지 못한 차별화한 성장은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커 미국의 경기 논쟁에 대해 더욱 주의 깊은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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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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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우려에 불확실성↑…조선·제약 등 대응”

코스닥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은 코스피 상장사에 비해선 다소 부진했다. 12월 결산 코스닥 1146개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1조 8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5조 4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순이익은 3조 8596억원으로 8.93%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24% 급감해 영업이익 감소율 상위 5번째에 이름을 올리는 등 2차전지 기업의 부진이 이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계장비(43.82%), 일반전기전자(40.97%) 등 7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숙박음식(-98.14%), 제약(-69.46%), 오락문화(-66.68%) 등 14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상장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하기는 했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둔화 우려가 있어 이익 추정치의 신뢰가 높지는 않고, 3분기 실적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다만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거나 올해를 저점으로 이익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하며 조선, 제약·바이오 업종 등이 대표적”이라고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소비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미국의 경기와 연동하는 수출 기업의 실적이 4분기 말께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불안에도 소비는 둔화하고 있지만, 투자는 줄지 않고 있어 미국 경기에 연동되는 중간재·자본재 중심의 한국 수출도 줄지 않고 있다”며 “4분기 말이 되면 완만한 소비 둔화와 견조한 투자 지속,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조합으로 경기가 금방 침체에 빠지지 않으리란 인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반도체, 전력설비, 조선 등의 주도력이 다시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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