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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트럼프, 스위프트가 지지하는 가짜 사진 올리고 “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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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스위프트와 스위프트 팬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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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유명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것 처럼 보이는 가짜 사진들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에서 표심에 영향을 주는 가짜 이미지와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테일러 스위프트 및 ‘스위프티(스위프트 팬)’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문구 등이 담긴 사진 4장을 게재했다. 또 “수락한다(I accept!)”고 썼다.

하지만 이 사진 중 일부는 가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스위프트가 미국을 상징하는 ‘엉클 샘’의 복장을 하고 ‘테일러는 당신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하길 원한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이미지였다. 또한 “이슬람국가(IS)가 스위프트 콘서트를 좌절시킨 후 스위프트 팬들이 트럼프편이 됐다”는 문구가 쓰인 사진도 올렸다. 이 사진은 미국 정치권의 극우 세력이 풍자 목적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던 스위프트는 올해 대선에서는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앞서 스위프트는 수년간 공개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등 친(親)민주당 성향을 드러냈다. 19∼2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스위프트 팬들로 이뤄진 ‘카밀라를 위한 스위프티(Swifties for Kamala)’라는 커뮤니티 그룹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은 ‘스위프트가 국방부 소속 비밀요원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자신의 팬층을 확장하고 있다’는 등의 음모론을 공유해왔다.

트럼프 후보가 AI를 이용한 가짜 사진과 이미지들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7일에는 자신의 X 계정에 인민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군중들 앞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하는 사진을 올렸다. 또 15일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자신이 함께 춤을 추는 것으로 보이는 AI 영상을 게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상대 후보에 대해 못된 별명을 지었듯 자극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전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슬리피 조(sleepy Joe)’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후보의 이런 행보를 두고 “패러디와 노골적인 선거 허위 정보 사이의 경계에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정보 생태계를 더욱 혼탁하게 만들 위험이 있고, 일상적으로 허위 사실과 음모론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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