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개발사업이 무산되는 등 집값을 끌어올릴 동력이 약화된 탓이다. 경기 동북부 지역이 지하철 8호선 별내선 개통으로 집값이 수천만원씩 상승하는 모습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속도는 나지 않았지만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어느정도 집값이 방어됐지만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양과 파주 등 경기 서북부 지역은 올해 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개발사업 무산으로 집값 상승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경기 서북부 지역 부동산은 침체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김학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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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컬처밸리, 공공택지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 무산
집값을 끌어올릴 호재로 기대받던 개발사업들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고양과 파주의 집값이 주춤하고 있다. 경기도 지역이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이 축소된 것이다.
지난 12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올랐다. 하지만 고양 일대 아파트 값은 0.05% 오른데 그쳤다. 지난주(0.08%) 상승폭보다 축소된 것이다. 파주 역시 0.04%로 전주(0.18%) 보다 0.14%포인트 줄었다.
고양시의 경우 올해 11월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선도 지구 선정을 앞두고 있지만 집값 상승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 부지에 조성할 계획이던 이른바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이 무산된데 따른 여파로 보인다.
이 사업은 일산호수공원 근처 경기도 소유 부지 32만여㎡에 K-팝 공연장·스튜디오·테마파크·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만 2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경기도는 공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지난 6월 사업 시행자인 CJ그룹 계열사 CJ라이브시티와 체결한 'K-컬처밸리 사업 기본 협약'을 해지했다. 공사비 급등·고금리 여파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주민 반발이 커지자 경기도는 후속대책으로 공공주도의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주 역시 사전청약으로 접수자를 받은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 주상복합 3·4블록' 사업이 취소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주상복합 1·2·5·6 블록 역시 시행사는 계약금만 낸 채 중도금을 연체중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사업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 위례신도시도 장기 표류로 집값 하락세
이같은 개발사업 침체는 올해 말 GTX-A 노선 개통이 예정된 이들 지역 인근 단지들이 힘을 받지 못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GTX-A 인근에 위치한 단지들인 만큼 교통 호재와 개발 호재가 맞물리며 집값 상승이 예상되지만 사업 무산으로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킨텍스원시티3블럭' 전용 84㎡는 이달 12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2억9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한달사이 9000만원 내린 것이다.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이달 6억78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7억 7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2900만원 낮아졌다.
위례신도시의 경우에도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사업, 의료복합타운 건립 대규모 사업들이 장기 표류하면서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위례자이' 전용 101㎡은 지난 6월 1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2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1억2500만원 낮아진 가격이다. '위례더힐' 전용 85㎡도 지난 7월 12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올해 1월 13억원에 거래됐지만 4000만원 낮아졌다.
서울시는 최근 새로운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사업 재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공사비는 기존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2758억원 증액하고 공사 기간도 기본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했다. 서울시는 이례적으로 공고문에 구체적인 협약 내용을 담아 공사를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업자 선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위례신사선은 이르면 2031년 개통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지 인근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있을 경우 기대요소가 집값에 반영되고 사업이 지연될때도 기대심리에 어느정도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결국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경우 수요자들이 빠져나가는 등 집값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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