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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한동훈·이재명 회담 줄다리기…與 “생중계, 불쾌할 일인가” 野 “의제 먼저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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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1일 나흘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회담 의제와 형식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측이 전날 ‘TV 생중계 단독 회담’ 방식 제안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데 대해 “국민이 여야 대표의 대화를 보는 게 불쾌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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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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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어차피 민주당도 새로운 민주당이라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논의의 과정, 그리고 사안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이 보시는 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작년 이 대표와 올해 이 대표는 다른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6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에게 ‘공개 정책대화’를 제안했던 이 대표가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고 꼬집은 것이다. 곽 수석대변인은 “여야 대표가 마주 앉아 국민들께 ‘정치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본령이기도 하다”며 “이 대표의 상습적인 말 바꾸기가 국민 앞에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면 마다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생중계 회담 방식에 대해서는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신선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과 윤상현 의원은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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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왼쪽),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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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별 내용도 없이 밑자락만 깔아놓고 나와서는 온갖 비난을 퍼부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차라리 TV 토론하듯이 생중계를 하자는 주장도 충분히 일리는 있다”면서도 “일종의 회담이고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하는 자리인데, 그것을 생중계하자고 하면 민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 초기부터 이런 내용으로 다투게 되면 회담이 과연 성과물이 있겠느냐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회담이라는 게 결론을 맺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할 것도 있고, 솔직히 밖에다 얘기 못할 것도 많다”며 “협상을 어떻게 생중계하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의제 조율이 먼저 된 후에라야 생중계 방식이든 뭐든 형식을 정할 수 있다는 기류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생중계를) 하면 어떻고 안 하면 어떻겠나”라면서도 “그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가) 대표로서의 자산이 없고 대선 후보로서의 자산이 있기 때문에 TV 토론에 나가면 이 대표랑 비슷해지지 않을까 기대한 것 같다”며 “통상적으로는 어떤 내용을 의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그 다음으로 형식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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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왼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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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 대표가) 채 해병 특검하겠다고 했고, 지구당 부활하겠다고 했고, 민생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 한 대표한테 편한 것만 우리가 의제로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채 해병, 채 상병 특검법 때문에 (한 대표가) 지금 너무 난처해진 거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당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은 SBS라디오에서 ‘형식은 회담의 목적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어떤 결과물을 내는 게 목적이라면 그 형식은 회담으로 가는 게 맞고, 양 대표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국민에게 알려드리고 그것을 서로 경쟁하는 게 목적이면 TV 토론 같은 형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어 “서로 만나 좋은 결과물을 내자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형식(TV 중계)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은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이 문제로 결렬됐던 양측 당대표 비서실장 간 실무 협상은 이날 오후 늦게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은 이날 실무 회동에서 대표 회담의 대략적인 얼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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