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진주의 한 과수원에 멧돼지 떼가 나타나 밭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수확철을 앞두고, 이렇게 과수 농가가 멧돼지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NN 이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진주의 한 과수원입니다.

땅바닥에 흐트러진 배 봉지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멧돼지 떼가 나타나 배만 빼서 먹어치운 것입니다.

나뭇가지들은 부러져 있고, 멧돼지가 땅을 파헤친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서태봉/농민 : (멧돼지가 나무를) 흔들면 배가 줄줄 떨어지니까 새끼들이랑 와서 다 주워 먹는 거예요…. 나이 80이 되어서 건설노동도 못하고 이걸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큰일이야….]

이 과수원의 배는 호주로 수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수확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배밭이 완전히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 농가에서만 이렇게 종이를 싸놓은 배 3만 2천 개 가운데 30~40%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이 농가 주변에서만 멧돼지 7마리가 포획됐습니다.

도심 근처 과수원이라 총을 쏘기도 어려워 포획틀을 이용해 멧돼지를 잡고 있습니다.

7월과 8월 사이 진주시에 접수된 멧돼지 포획 요청 건수는 116건에 이릅니다.

올해 전체 신고 건수의 60%가 넘습니다.

[강동규/진주시 동부농협조합장 : 수확 시기가 가까울수록 짐승들이 당도를 느끼고 찾아오는 경우입니다. 앞으로 (수확 철) 배가 당도가 높아지고 하면 더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민들은 수확철을 맞아 더 많은 피해가 없도록 진주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창욱 KNN)

KNN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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