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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野 “민주당몫 방통위원 2명 추천” 與 “2대2 대치 ‘식물 방통위’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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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정상적 2인 체제 끝내야”

대통령실 “야당의 의도 살펴볼것”

국힘 “이진숙 탄핵부터 철회하고

여당몫 1명 포함 5인체제 돼야”

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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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국회 청문회 도중 “민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2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곧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국민의힘이 추천할 방통위원 1명도 국회서 함께 의결해달라”며 대응에 나섰다.

방통위는 위원장과 방통위원 4명을 포함한 5인 체제 합의제 행정기구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상임위원 3명은 여야가 각각 1명과 2명을 추천한다.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당은 “비정상적 2인 체제를 끝내고 방통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점을 야당 몫 2명 위원 추천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진숙 위원장이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직무 정지 상태이고 김태규 부위원장 1명만 남은 상태에서 여야 2 대 2 4인 체제를 만들어 극한 대치를 격화하고 식물 방통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방통위가 본래의 기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2 대 2 구도를 만들어 방통위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것인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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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방통위 정상화해야”

최 위원장은 이날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3차 청문회’를 위해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2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해주고 방통위원들이 공영방송 이사를 재추천(선임)하기를 기대한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후보로는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윤미 변호사,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박선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여당이 자당 몫 상임위원 한 명을 함께 추천하더라도 이 위원장이 직무 정지 상태인 만큼 여야 간 2 대 2 구도가 돼 의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위원 1명을 국회에서 함께 의결해 줄 거냐”고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 추천 위원 2인이 임명되고 나면 국민의힘 추천 의원 1인도 당연히 본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며 “최소한 4명의 방통위원이 모인 상태에서 방문진 이사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與 “이진숙 탄핵안부터 철회하라”

최형두 의원은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종결과 함께 5인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직무 정지 상태를 풀어 방통위 상임위를 여야 2 대 2 구도가 아닌 여야 3 대 2 구도인 5인 체제로 되돌리자는 이야기다.

국민의힘은 “위원장을 탄핵해 놓고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말장난이자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진정으로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장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부터 철회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의도와 추천 상임위원 등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여권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한 의도가 이달 26일까지 결론이 나올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판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방통위 2인 체제’를 만든 당사자가 민주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고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김효재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 뒤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자진 사퇴 등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있는 ‘2인 체제’로 유지돼 왔다.

방통위는 올 하반기에 EBS 이사 임명, MBC 등 일부 지상파 재허가 등의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지거나 상임위원 임명이 늦어질 경우 연말에 예정된 EBS 이사 임명 등이 해를 넘기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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