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성 물질로 구성된 배터리 요소 연쇄 연소로 발생
열·화학반응으로 전극 단락, 과충·방전 등 원인
배터리 소재, 배터리 시스템, 화재 대응 연구 필요
(그래픽=이미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립소방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는 2019년 3건을 시작으로 2020년(11건), 2021년(24건), 2022년(44건), 2023년(6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은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때문이다. 전기차는 궁극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해 필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라는 점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데 화재가 한 번 발생하면 주변으로 확산해 화재를 진압하기 어려운데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 환경에 더 취약하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열 폭주 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연쇄 화학반응
21일 과학계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을 이동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맞닿지 않도록 분리해준다.
열 폭주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열폭주는 크게 기계적 남용(충격, 압축 등), 열적 남용(고온 노출, 자체 발열), 전기적 남용(과충·방전, 단락)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오기용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온도에 따라 구분하면 60도와 130도 사이에서 SEI(음극재 표면에 생기는 얇은 막)가 녹기 시작하면서 발열하고, 배터리 전체 온도 향상, 분리막이 녹는 온도(120~160도)까지 올라간다”며 “궁극적으로 양극, 전해질, 음극·전해질 등 배터리 요소의 연쇄 반응으로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배터리 구성 요소인 분리막의 한계로 양극과 음극이 맞닿게 되면 전자의 흐름이 외부 도선을 통하지 않고 맞닿은 부분으로 전달되면서 전자와 리튬 이온이 한꺼번에 양극과 음극으로 전달돼 ‘전극 단락(쇼트)’이 발생해 불꽃이 튈 수 있다.
특히 전지에 들어 있는 과산화물이 고체 산소라는 점, 가연성 유기 용매 연료가 내재됐다는 점은 화재 발생에 취약하게 만든다. 이 밖에 과충전이나 전지결함도 열폭주를 촉진할 수 있다.
정훈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은 “열 폭주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과충전·방전시 양극재 특성이 변하고, 전해질과 반응해 가스가 발생하고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이 발생하고, 열 폭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값싼 배터리를 쓰거나 비정상적인 관리, 취급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 연구, 효율적 배터리 시스템 구축 등 시도
열 폭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까지 피해를 준다. 리튬이온배터리 특성상 높은 압력에 의해 가연성 가스 분출과 함께 화염이 수평으로 전파되는 특성이 있고, 가연성 가스로 인해 폭발까지 발생할 수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특성상 배터리 셀, 모듈, 팩이 밀집해 있다는 점에서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재발화로 화재 규모도 키울 수 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녹스는 것을 방지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방수처리된다는 점에서 화재 발생시 물로 진화할 수 없고, 냉각시켜 불을 끄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러한 위협요소에도 국내 배터리 전문가들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터리 화재 발생 위험 확률은 줄어들고 있다고 봤다. 열 폭주를 막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국내외에서 내열성 분리막 코팅 공정 개발, 난연성 전해액 개발처럼 배터리 소재 개량이 추진되고 있다. 열 폭주 현상을 해석하고 열 폭주를 사전에 최적화 설계해 배터리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안전한 사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100% 위험 요소가 없는 전지 개발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취급에 유의하고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예를 들면 좋은 양극재를 만들고 불연성 소재들을 적용할 수 있다. 불량을 낮춰 신뢰성을 높이고, 제조사가 부품 정보 공개를 통해 고객 신뢰도 확보해야 한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저장변환소재연구실 교수는 “미드니켈 양극재처럼 상대적으로 열 안정성이 우수한 소재를 양극체를 쓰기 위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소재를 고도화하면 화재 발생 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완전히 낮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술 개발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 무더운 여름철에 주차를 주의하고, 제조사가 정보를 공개하는 등 안전한 사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