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3차례 '역대 최장 기간' 기준금리 동결
10·11월 인하할듯…집값-가계부채 안정 확인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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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2일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한 것은 꿈틀대는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 재발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주택 가격과 가계 빚 안정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10월 혹은 11월 단행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런 예상이 현실화하려면 하반기 물가 안정은 물론 금융 불균형과 외환 시장 불안이 다시 초래되지 않는 등의 금융 안정 상황이 뒷받침돼야 한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마지막 인상 이후 1년 7개월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경신했다.
물가는 잡혀가는 가운데 내수는 부진해 금리 인하의 여건은 조성됐지만, 최근 심상찮은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가 기준금리 인하를 발목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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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택 가격 상승을 예견하는 심리가 3년 전 집값 급등기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확인돼 섣부른 금리 인하의 부작용에 대한 금통위의 경계심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1년 뒤 집값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한은 집계)를 보면 8월 118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P) 오르면서 지난 3월(95) 이후 6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이같이 오른 것은 전국 집값이 1년간 15%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 급등 기록을 갈아치운 2021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0보다 높으면 주택가격이 1년 후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국민 과반은 앞으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기대를 반영해 집값 상승을 예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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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집값 기대 심리는 가계부채를 부채질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과 집값 사이 양(+)의 상관관계가 주요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증가세로 전환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 대출 위주로 4개월 연속 불어났다. 지난달에만 5조 3000억 원 더 늘었고, 이달 들어 13일까지는 은행권 기준 4조 4000억 원 추가됐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이 치솟고 부채가 급증하는 금융 불균형 현상은 한은이 애당초 2021년 8월 다른 주요국보다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이에 한은이 미국보다 빠른 금리 인하에 나서 혹시 모를 금융 불균형 재발을 두고 본다면, 이는 통화 당국의 정책 의지 또는 명분을 흐릴 수도 있다는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이 이날 금통위 간담회 내용을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관측하는 이유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가) 주택 가격을 직접 조절할 수 없더라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날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없는 '매파적 동결'이 예상된다"며 "국내 물가 둔화나 내수 부진, 최근 환율 안정 등 인하 명분은 존재하지만, 늘어나는 가계대출 부담이 인하 명분을 약화한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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