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독립 공법단체 추가지정 검토에… “광복회 힘빼기” vs “계속 검토했던 사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복회, 50여년 간 유일한 독립 공법단체 지위 유지

법 개정 사안이라 野 반대하면 불가능

정부가 광복회 이외에도 독립 분야 공법단체를 추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원래 검토하고 있었던 사안”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과 건국절 논란으로 ‘쪼개진 광복절’을 치를 정도로 정부와 광복회 간 갈등이 컸던 터라 “광복회 힘빼기가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훈부 관계자는 22일 독립 분야 보훈 단체 추가 지정 움직임과 관련해 “그간 국회 등을 통해 꾸준히 추가 지정을 요청해온 단체들이 있다”며 “공법단체 추가 지정은 원래 검토하고 있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법단체는 국가나 지방자체단체로부터 일정한 권한을 위임받아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단체로, 현재 보훈부가 관할하는 공법단체는 17개다. 이 중 독립 분야 공법단체는 광복회가 유일하다. 광복회는 연간 30억원 가량의 예산 지원을 받는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는 1965년 사단법인으로 창립된 뒤 1973년 정부로부터 공법단체로 지정받았다. 이후 50년 이상 독립 분야로 추가 지정된 단체가 없어 정부 예산을 지원 받고 수익 사업도 진행하는 대표 단체로 커왔다.

공법단체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단체로는 순국선열유족회, 3·1운동기념사업회, 순직의무군경유족 단체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공법단체 지정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정부는 독립 분야 공법단체 추가 지정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극심한 갈등을 겪은 정부와 광복회 간 대립과 맞물려 “보복 조치”라는 반발도 나온다.

세계일보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임명되자 “‘뉴라이트’가 포진된 현 정부가 큰 그림을 갖고 작업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 경축식에 불참하고 광복회 차원의 별도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사상 처음 ‘쪼개진 광복절’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광복회 행사에선 축사를 맡은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이 “친일 편향의 국정 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라.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언급하며 정치적 중립 유지 의무 위반 논란도 불거졌다. 광복회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정치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정부의 공법단체 추가 지정이 현실화되면 광복회 지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해진다. 보훈부 측도 “공법단체 지정은 입법 사안이므로 정부가 추진하더라도 결국 국회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보훈부의 관할 공법단체 추가 지정은 문재인정부 시절 이뤄졌다. 문 정부는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등 5·18 관련 3개 단체를 2020년 추가 공법단체로 지정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