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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이사장이 성추행” 딸 얘기에 새마을금고 폭파 위협한 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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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안에서 부탄가스를 터뜨리겠다고 위협해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남성은 딸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송혜영)은 22일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받는 문모(57)씨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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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부장판사는 “다수가 거주하는 주상복합 건물 1층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부탄가스 등을 준비하고 건물을 불태우려고 예비했다”며 “범행 위험성이 매우 높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예비에 그쳤으며 피고인 스스로 112에 신고해 자수했다. 새마을금고 측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불원서를 제출했고, 여러 정상과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문씨는 올해 2월17일 오후 6시쯤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새마을금고 ATM 안에 부탄가스 30여개를 갖다 놓고 경찰에 전화해 “큰 사고를 치겠다”, “가스를 가져다 놓고 다 터뜨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라이터를 들고 있던 문씨를 체포했다. 주말이라 실내에 직원이나 손님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부탄가스와 휴대용 라이터 1개가 발견됐다.

문씨는 앞서 공판에서 딸 A씨가 새마을금고에 근무하다 이사장 양모씨에게 추행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방화를 저지를 의도 없이 시늉만 하려고 했고, 혹시라도 벌어질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미리 경찰과 소방에 자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문씨는 “모션만 취하고 사건화를 시키고 싶었을 뿐이었다”며 “잘못된 생각으로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범행 동기를 참작할 이유가 있어 보이지만 위험성 또한 낮지 않다”며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강제 추행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이사장 양씨에게는 최근 약식명령이 선고됐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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