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전망은 먹구름… 철군 이견 팽팽
"바이든, 이스라엘이 물러서기를 원해"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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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공전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 압박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면서 가자지구 휴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다만 꺼져가는 휴전 타결의 불씨가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며 "대통령은 휴전과 인질 석방 협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고, 남은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향후 (이집트) 카이로 회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주자 해리스 부통령도 이 통화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적대적 세력에 맞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서도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세력으로는 이란을 비롯해 친(親)이란 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이 언급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외신은 휴전 성사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미국 AP통신은 "적어도 근 시일 내에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통화도 멀어져가는 휴전 가능성을 끌어올리려는 분투로 해석됐다. 바이든 대통령도 1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자지구 협상에 관해 "하마스는 (협상에서) 뒤로 물러서고 있다"며 난항을 겪고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나선 중동 순방도 성과 없이 전날 마무리됐다. 같은 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휴전 협상이 무산 직전이고, 즉각적 대안도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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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 회랑 철군' 이견이 관건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21일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캠프에서 배급받은 수프를 나르고 있다. 자발리아=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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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부 '필라델피 회랑' 철수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완충 지대로, 이스라엘은 이 회랑 내 땅굴들이 하마스의 무기 밀수 통로라고 주장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을 비롯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를 요구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5월 말 점령한 이 통로의 통제권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중재국은 이스라엘 요구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교 제안(bridging proposal)'을 내놨는데, 하마스는 "네타냐후의 입장이 지나치게 반영됐다"며 완강한 거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양국 정상 통화에 앞서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은 네타냐후에게 휴전 협정을 성사시킬 수 있도록 더 많은 융통성을 보여 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네타냐후가 필라델피 회랑 철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리기를 바란다"고 액시오스는 설명했다.
협상 대표단은 수일 안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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