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서울시, ‘일회용컵 회수 시범사업’ 한시적 운영
‘일회용컵 회수 시범사업’ 참여 매장임을 알리는 스티커(왼쪽)와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에 반납된 일회용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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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환경부가 추산한 종이컵의 재활용률이다. 화장지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소재임에도 대부분이 쓰레기로 폐기되고 있다는 의미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버려지는 종이컵 20만1000톤 중 17만5000톤(87%)이 종량제봉투에 담겨 소각 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컵은 배출량 6만1000톤 가운데 3만3000톤(54%)이 쓰레기로 버려졌다. 재활용 인식이 종이컵에 비해 강하지만, 이 역시 절반 이상이 분리 배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상당수 일회용컵이 제대로 분리배출·수거되지 않고 버려지자 환경부와 서울시 등이 ‘일회용컵 회수 시범사업’ 운영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이달 6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광화문-남대문 일대 ‘에코존’(개인·다회용컵 사용 촉진지구)에 위치한 42개 커피전문점에서 시행된다. 이 카페들은 좋은 취지로 진행되는 시범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신청했다. 분리배출된 일회용컵은 전문업체에 의해 수집 운반된 뒤 재활용업체에 공급된다. 이후 종이컵은 화장지 등으로, 플라스틱컵은 의류용 섬유 등 재생 원료로 재탄생된다.
기자는 지난 16일 오전 에코존인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깜빡 잊고 텀블러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날이었다. 음료를 받아든 뒤 일회용컵을 살펴보자 이전에는 볼 수 없던 QR코드가 인쇄돼 있었다. 이같은 QR코드가 없는 일회용컵은 회수함에 반납해도 100원을 돌려받을 수 없다. 보증금을 받기 위해서는 ‘자원순환보증금’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회원 가입을 한 후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절차는 5분 이내로 간단하다. 다만 일부 소비자 사이에선 이 과정을 두고 번거롭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기기에 일회용컵 QR코드를 스캔하면 재활용도 하고 100원도 돌려받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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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 일회용컵 반납을 위해 다시 카페를 방문했다. 소비자 불편을 덜기 위해 사업을 시행하는 매장에선 교차 반납이 가능하다. 이에 아침에 음료를 구매했던 매장이 아닌 다른 곳을 찾았다. 반환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자원순환보증금 앱 바코드로 개인 인증을 진행한다. 이후 일회용컵 QR코드를 스캔하자 앱을 통해 100원이 반환됐다. 과거 한 지자체에서 일회용컵 20개를 세척해 가져오는 주민에게 10ℓ짜리 종량제봉투 1장으로 바꿔주는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100원이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느껴졌다.
해당 카페 관계자는 “하루동안 모이는 일회용컵 양이 꽤 된다”며 “주변에 회사가 많아 직장인들의 참여률이 생각보다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매장에 플라스틱컵 2개를 들고와 반납한 최 씨(41·여)는 “평소엔 회사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요즘엔 웬만하면 회수함에 버리려고 온다”면서 “회사가 바로 옆 건물이라서 크게 불편한 건 없다”고 했다. 반면 일회용컵을 들고 나가던 방 씨(28·남)는 이번 사업에 대해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회용컵 회수 시범사업’에 대해 설명하자 “이거 하나 반납하자고 굳이 다시 오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사업에 대해 소비자가 개인컵과 다회용컵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되 불가피하게 쓴 일회용컵은 회수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 취지라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회용컵은 사용을 안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사용하게 됐다면 재활용을 잘하자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사업을 하는 지역도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는 ‘에코존’이라는 다회용기 전용지구에서만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용컵 반납 후 ‘자원순환보증금’ 앱을 통해 100원을 돌려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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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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