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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 "아리셀, 군납 검사용 시료 바꿔치기…품질검사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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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한 수법으로 2021년~올 2월 47억원 전지 군에 납품

품질자격 미달에 하루 5000개 생산 강행…"총체적 부실"

뉴스1

김종민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이 2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화성서부경찰서에서 열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8.2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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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스1) 유재규 기자 =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화성 공장 화재'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아리셀이 검사용 시료를 몰래 바꾸는 수법으로 국방기술품질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아 통과해 온 것으로 수사결과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화재사고수사본부,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화성서부경찰서에서 화재사고의 수사결과를 알리는 브리핑을 가졌다.

경찰과 고용부 경기지청의 두 달 동안 이뤄진 수사에서 아리셀이 일차전지 군납을 실시할 때인 2021년부터 검사용 시료를 몰래 바꿔치기 하는 방식으로 국방기술품질원을 속여 검사 통과를 받아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교묘한 수법의 이같은 불법 과정을 폐쇄회로(CC)TV 영상 및 확보한 전자자료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부터 이같은 방법으로 지난 2월까지 총 47억원 상당 전지를 군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아리셀은 지난 4월분 납품을 위한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검사에서 국방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이 중단되자 무리한 제조공정으로 기한을 맞추기 시작했다.

지난 1월11일 방위사업청과 34억원 상당 리튬전지 납품계약을 체결한 아리셀은 지난 2월까지 8만 3724개를 정상적으로 군에 밀어냈다.

그러다 4월분 8만 3733개를 정상적으로 납품하지 못한 상황에 더해 6월분 6만 9280개를 추가로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때 4월분 납품분을 재생산하는 과정과 함께 6월분 납품일이 도래하게 되자 아리셀은 지난 5월 10일 일평균 생산량 2배 수준인 '하루 5000개 생산'을 목표를 설정, 작업량을 무리하게 늘렸다.

작업량이 많아짐에 아리셀은 인력업체인 한신다이아(메이셀의 전신)로부터 근로자 53명을 신규공급 받았는데 이들은 숙련되지 않은 인부들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불량품은 3~4월 평균 2.2%, 5월 3.3%, 6월 6.5% 등으로 점차 기록됐고 특히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케이스 찌그러짐, 실구멍 등)도 나타났다.

문제를 직시하고도 아리셀은 케이스를 우레탄 망치로 억지로 결합하거나 핀홀로 재용접해 양품화 하는 등 생산을 강행했고 심지어 6월8일 이후부터는 발열전지도 납품 대상에 포함해 버렸다.

이번 화재의 큰 피해로 지목된 비상구 및 비상대피로에 대해서도 미흡한 점이 속속 밝혀졌다.

화재는 아리셀 공장 3동 내 2층에서 발생했는데 그곳에 3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비상구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는 피난 방향이 아닌, 발화부 방향으로 열리게 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초기부터 속도감 있게 수사한 경찰은 수사본부를 편성한 뒤, 아리셀 공장 등 3개 업체 관련 1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4차례 걸쳐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또 박순관 아리셀 대표, 박 대표의 아들인 박중언 아리셀총괄운영본부장 등 18명을 형사입건했다. 피의자, 참고인 등 103명을 131회 걸쳐 조사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총체적인 부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국방기술품질원를 속여 검사를 통과하게끔 한 범행은 총괄운영본부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1분께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해양산업단지 내 아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완진은 같은 달 25일 오전 8시 43분께 이뤄졌다. 이 사고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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