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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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토교통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1기 신도시는 노후계획도시정비 활성화에 따라 2027년부터 재정비 선도지구 등 매년 2만~3만 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착공 예정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주 물량이 부족해지거나 인근 전셋값이 크게 흔들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14일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해 이주대책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구임대주택은 현재 밀도가 낮아 용적률을 올리면 신규 주택 공급에 유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하고 있어 일반 정비사업 대비 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주택은 분당 5867가구, 산본 3431가구, 일산 2282가구, 중동 1881가구, 평촌 489가구 등 총 1만3950가구다.
다만 영구임대주택은 임대 기간 50년 이상 혹은 영구적인 공공임대주택 유형으로 임대 기간이 길고 보증금이 저렴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거주자들의 자금 여력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 현재까지 재건축 사례가 없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이주 대책이 오히려 영구임대주택 입주민 이주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결국 영구임대주택을 재건축해 활용하려면 해당 주택 입주민들도 이주 대책이 필요한데 입주민마다 계약 형태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은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이것으로 이주수요를 해결하려고 하면 현실성 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대량의 이주수요가 발생할 것이 명확하다고 해서 공공임대로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1기 신도시 이주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또한 2027년 착공 전에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마치고 이주대책으로 활용이 가능할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서 교수는 “용적률을 올린다고 해도 기존 영구임대주택 거주민 몫을 제하면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며 “또 재건축 연한이 되지 않았는데 이주수요 대책으로 재건축을 하게 되면 LH의 재원이 낭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이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2027년부터 이주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때까지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완료하기는 어렵다”며 “아무리 LH 소유로 정비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해도 사업자 선정, 영구임대주택 입주민들 이주까지 고려하면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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