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AI 시대 데이터센터, 지속가능성 없이 생존 못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성훈 CBRE코리아 ESG솔루션 이사 키노트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데이터센터는 동일 면적 기준으로 오피스 대비 수십 배의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인 키워드인 탄소중립, 넷제로(Net Zero)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전 세계 에너지 사용, 혹은 탄소 배출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흐름에서 절대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23일 박성훈 CBRE코리아 ESG솔루션 이사는 삼성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국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컨벤션’에서 데이터센터 지속가능성 구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인 CBRE코리아는 오는 204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세부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산업 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ESG 서비스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 제공 중으로, CBRE 데이터 솔루션은 45개국, 700개의 데이터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다.

박 이사는 전 세계 탄소배출의 39%가 건물 개발 및 운영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060년 건물 면적이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또한 약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이사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CBRE 고객의 78%가 구체적인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세우고 있고, 고객 55%는 20년 안에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데이터센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원칙과의 결합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AI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평균 전력효율지수(PUE)는 2007년 2.5에서 2013년 1.65까지 줄었으나 이후 현재까지 1.5~1.6 수준으로 유지되며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이사는 “현재 리퀴드 쿨링, 이머징 쿨링, 칩 다이렉트 쿨링 등 냉각 신기술 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의 평균 PUE가 1.3까지 내려오기도 했지만, 기술이라는 제약성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쉽게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CBRE코리아는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거버넌스 부문에서 ESG 관련 정보공시 등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이 어떤 기준에 해당하는지,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트래킹 해야 하는지 사전에 이해해야 한다.

박 이사는 “정량적인 핵심성과지표(KPI), PUE, 스코프 1·2·3 등 모니터링 기준이 요구된다”며 “기준치를 설정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하며, 이는 데이터센터 인프라관리시스템(DCIM),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탄소화 전략도 제시됐다.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한 계획 수립, 전기화(일렉트리피케이션), 스코프 3를 줄이기 위한 저탄소 자재 사용, 물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량 저감 등이 요구된다. CBRE에서는 특히 6개 핵심 전략적 요소로 ▲에너지 ▲순환 경제 ▲물 ▲친환경 에너지 ▲환경적 영향 ▲사회적 가치 등을 제시하며 지속가능성을 위한 거버넌스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서버 레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스마트 시스템을 통한 모니터링 및 업그레이드, 프리쿨링 시스템의 도입, 무정전전원장치(UPS) 로드의 최적화, 대대적인 에셋 업그레이드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박 이사는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결과, 일반 IT 장비를 사용한 케이스와 고효율 장비 등을 사용한 케이스의 에너지 사용량 차이가 약 30%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서버 효율이 증가될수록 냉방 등에서 에너지가 절감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따라서 건물 단위의 에너지 절감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장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순환 경제 구축을 통한 폐기물 매립 감축, 물 사용량 감소, 태양광이나 풍력을 사용하는 신재생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환경적 영향 등에 대한 전략이 제시됐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해 박 이사는 “연면적에 비해 재실 인원이 적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고용 창출을 크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현재 데이터센터 산업 증가 추세와 데이터센터 공급 사슬에 있는 수많은 업체 및 제품 사용을 고려한다면 국가적으로 고용 창출과 인력 개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장 내 안전과 웰빙, 다양성, 평등성, 포용성을 개선시키는 데 앞장서고, 공급 사슬 하에서 근로 기준과 도덕을 준수하는 등 사회적 가치들을 정량화하고 리포팅하는 것 또한 사회적 가치 프레임워크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박 이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의 지속가능성이 환경의 범위에 국한되었다면, 지금은 우리가 포함된 물리적, 사회적, 도덕적 경계선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처럼 진화된 지속가능성의 정의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산업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