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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해리스 당선돼도 전기차 안 밀어준다? 미국의 큰 그림 있을까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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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살롱] 트럼프와 해리스 경제 정책 비교 - 박정호 명지대 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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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해리스가 꿈꾸는 경제

손승욱 기자 :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경제 정책을 자세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산업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 모셨습니다. 이 두 후보 경제 정책의 가장 큰 차이점 혹은 공통점이 어떤 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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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교수 : 4월경에 공화당에서 나름대로 정강정책을 어떻게 할 건지 판을 짜서 10대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그게 트럼프의 전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걸 기점으로 해리스가 무엇이 같은지 다른지를 비교해 보면 될 텐데 몇 가지 설명을 해드리면요.

역시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의 큰 이슈 중 하나였던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 침공을 차단하겠다, 이민자 '침공'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그만큼 대외 이민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주지 않겠다, 원칙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기조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는 이거에 대해서 엄청나게 공격했었잖아요. 그런데 정작 본인이 당선되고 나서는 멕시코에 있는 장벽들을 철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해리스도 거기에 대한 바이든의 행보에 아무 비판도 안 했고 지금도 그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여요. 그러면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을 하겠다는 건 트럼프나 바이든이나 똑같은 톤 앤 매너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다음 두 번째, 이 부분은 좀 차이가 있는데요. 공화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하겠다, 그러니까 불법 이민자들까지 색출해서 돌려보내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해리스는 자기의 지지 기반이 유색인종이 많다 보니까 그것까지는 용인하지 않는 거예요. 푸에르토리코에서 엘살바도르에서 LA로 올 땐 거기에서 고종사촌이 카센터를 해요, 거기로 가면 돼요 이렇게 오는 거예요. 그냥 무작정 오는 게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까 만약에 불법 체류로 누구 믿고 왔던 사람이 지금 미국 내에 어디선가 체류하고 있는데 그 사람을 색출해서 돌려보내겠다는 건 그 사람 일가친척으로 미리 미국에 자리매김한 사람은 유권자란 말이에요. 그 사람하고 척을 지는 일이 되죠. 그래서 해리스는 이렇게 발본색원해서 추방하겠다는 것까지는 논조를 밝히지 않고 있어요. 이건 분명한 차이고요.

또 한 가지가 제조업 강국으로의 전환. 이건 무슨 소리냐 하면, 트럼프는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공장을 미국 내로 이전하도록 강제했던 조치가 많지 않아요. 오히려 돌아다니면서 관세 더 부과하고, 그다음에 국방비 더 부과하고. 그래서 우리나라 와서도 국방비 더 내라, 더 부담해라 이렇게 해 놓고 우리나라에서 돈 좀 받아 가면 또 한동안 연락 없잖아요. 그리고 봤더니 유럽 가서 '나 나토 탈퇴할 테니까 너네 돈 좀 더 내놔라', 어떻게 보면 관세나 보조금, 부담금을 가지고 조율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바이든은 원래 외교통상직을 오랫동안 수행했던 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말씀도 온화하고 심지어 기품까지 있다고 알려졌던 분이 실제 속의 에너지는 훨씬 큰 게 있었던 거예요. 사실 저희 같은 경제학자들이 보기에는 알 수 없었던 매뉴얼을 들고 왔거든요. 보조금, 관세 이런 건 무역학에 나오는 매뉴얼이에요. 그걸 가지고 조율하는 건. 그런데 세상에 IRA라는 법을 만들어서 미국 내에 공장 이전해라. 그것까지 좋다. 그런데 원자재도 중국 것은 쓰면 안 되고 중간재도 중국 것 쓰면 안 되고. 그리고 합작 공장으로 지으라든가. 이렇게 비즈니스를 A부터 Z까지 재단한 경우는 없었어요.

그래서 이거에 대해서 독일을 비롯한 한국이나 많은 나라들이 다 반기를 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결과는 어떻게 됐느냐. 모든 국가가 서로 보조금 받겠다고 IRA법에 찬성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미래지향적인 산업의 밸류체인이 전부 지금 미국으로 가버렸어요. 그랬더니만 공화당에서도 여기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아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구나.' 그래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전환이라는 표현을 공화당도 썼다는 건 IRA법의 톤 앤 매너는 그대로 공화당도 받아올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 생산국으로의 전환, 이게 또 중요한 맥락인데,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건 신재생에너지는 생산해서 자신들이 쓰는 것이지 수출 품목이 아니에요. 그런데 에너지를 생산해서 결국 이게 수출로까지 이어진다는 맥락까지 해석을 해버리면 결국 산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더욱더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그 얘기는 무슨 소리냐, 중동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 지정학적인 가치를 덜 두게 되는 요소가 되는 거고, 이 두 가지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크게 견해 차이가 없어 보이는 걸로, 점점 수렴해가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 됐을 때만 하더라도 그 전 오바마 행정부의 아브라함 협정과 결을 달리하게 이란은 빼야 한다. '오바마, 너 왜 이렇게 순진하니? 어떻게 모든 사람이 다 잘 지낼 수가 있니?' 그 아브라함 협정이란 이름을 지은 것도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다 공동의 조상이 아브라함이잖아요. 그래서 이름을 정해놓고 '미국은 중동에서 나올 테니 다 잘 지내세요' 이렇게 하고 가려고 했던 건데, 트럼프는 현실주의자고 비즈니스맨이거든요. '다 잘 지내는 게 가능할 것 같니? 학교에서 왕따가 있으면 그 왕따시키는 나머지 그룹들은 서로 친분이 도모되는 거야' 이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란은 빼자, 그리고 이란을 더욱더 배척하자. 그래야 나머지가 친해진다' 이 결로 갔었는데, 지금은 트럼프 입장에서도 생각보다는 예전 오바마 시절의 형태로 조금 더 회귀할 가능성이 공화당 정강정책을 보면 그렇게 진단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와 해리스의 '중국 견제법'



손승욱 기자 : 중국 얘기를 조금 자세히 해보죠. 일단 관심이 트럼프는 관세를 때릴 것이고, 인플레이션 논란은 좀 이따가 얘기하기로 하고요, 그러면 해리스 부통령은 어떤 식으로 할까 이게 궁금하다 이런 질문이 많은데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두 후보 간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박정호 교수 : 여기에서는 제 추측도 조금 있습니다.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이렇게 추정하는지 말씀을 드리면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가 그렇게 중국에 관세 부과한 것에 대해서 선거 유세 기간에는 어마어마하게 공격했습니다만 정작 당선되고 나서는 그 관세를 철회하지 않았어요. 그 이야기는 무슨 소리냐, 나름대로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것이지 중국에 대해서 관세로 압박하는 것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그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이미 실증적으로 어느 정도 확인된 부분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 오히려 중국을 관세로 압박하는 것도 더 해야 되고. 그리고 관세라는 것이 단순히 중국의 물건에 대해서 미국이 추가적인 금전적 이익만을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제품들이 미국 내에 못 들어오게 만드는, 가격 경쟁력을 훼손하는 중요한 요소잖아요. 그러니 결국 목적은 중국 산업의 팽창을 막겠다는 목적이니까 관세도 주요한 수단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관세 부분에는 저도 유세 중에는 딴소리를 할 수 있지만 정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관세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때리기와 미국 대선 승리 '러스트벨트의 마법'



손승욱 기자 : 러스트벨트에서 이겨야 대선을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중국을 점점 더 강하게 때릴 것이다 이런 전망이 있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박정호 교수 : 저도 동의합니다. 러스트벨트가 경합주들에 해당되는 곳들이 많기 때문에 경합주들에 해당되는 유권자 표심은 민주당에서도 공화당에서도 유권자가 어떤 정책을 희망하는지에 대한 딥 다이브 설문조사를 다 끝내놨어요. 그리고 그 설문조사를 배경으로 거기 연설할 때 어떤 문장으로 어떻게 언급하고 이걸 다 맞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양쪽 진영에서 전부 다 확인한 건, 예전 선거보다도 오히려 반중 감정이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높아졌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특히 러스트벨트에서는 어떻게든 '중국산 물건이 들어와서 너희들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너희들 인건비가 교섭력이 약해진 거야. 이거 저희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가 똑같은 목표인데, 여기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해법이 좀 달라요. 이제 해리스라고 해야겠네요.

트럼프는 '러스트벨트 너희 일자리를 지켜줄게'였어요. 그런데 지난 트럼프 정권 4년, 그리고 그 뒤에 바이든 정권 기간 지나왔던 경로를 보니까 본인들이 느끼기에 중국산 제품들의 가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가격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정치가들이 말하는 '우리의 인건비 교섭력이 과연 진짜 실현될까?' 그런 의구심이 조금 더 팽배해졌다는 게 민주당 쪽의 진단이에요.

그래서 민주당 쪽은 그걸 진단해서 어떻게 했느냐, '트럼프가 너희한테 옛날에 유세 돌 때 여기다가 중국에서 관세 부과한 걸로 뭐 해주고, 뭐 해주고, 그래서 너희들 일자리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제대로 된 거 있어? 그리고 너희들 자동차 공장 외국에 자동차 더 많이 수출하게 하고 철강도 더 많이 수출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수출 더 됐냐고' 그걸 공격하면서 '그거 거짓말이야. 그래서 내가 여기에 미래지향적인 신산업인 MS 가지고 왔어, 뭐 가져왔어' 해서 저쪽 서부에 있는 테크 회사의 이전, 데이터센터 이전 이런 걸 카드로 들고 온 거예요.

그러니까 '러스트벨트는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산업단지로 바꿔가면서 거기에서 너희들도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이 들고 온 해법이고요. 트럼프는 '아니다, 내가 예전에 약속한 걸 실현하려면, 바이든이 되어서 내가 이걸 마무리 못 한 거지, 이번에 다시 기회 주면 내가 원래 약속했던 전통 산업의 부활, 제조 강국' 그게 그래서 공화당 정책에 들어간 건데 그걸 하겠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진단은 똑같은데 해법이 다른, 이렇게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해리스의 전기차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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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교수 : 지금 트럼프 입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하고 의무화 축소할 거라고 대놓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해리스랑 바이든은 중국산 전기차는 싫었지만 친환경 기조를 위해서도 그리고 미국 내에 전기차라는 새로운 산업을 잉태하기 위해서도 미국 내에서는 전기차에 나름대로 보조금을 많이 줄 것으로 예상이 되었잖아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한 발짝 물러설 것 같아요. 해리스도요.

왜냐하면 결국 목표는, 왜 이렇게 전기차로 빠르게 시프트했으며 그리고 그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산업 생태계를 이차전지 포함해서 미국 내에 잉태하려고 했느냐? 중국이 너무 전기차로 빨리 치고 나가니까 그걸 막으려는 목적도 분명히 있었단 말이에요.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이 전기차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시간 벌기도 필요했고.

근데 정작 어떤 일이 생겼냐면 작년에 포드사만 하더라도 전기차 부분만 가지고 7조 원 정도의 적자를 봤어요. 그러니까 미국의 자동차 3사는 전기자동차에서는 아직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 과정에서 중국의 전기자동차는 점점 더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거든요. 그 무시무시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요. 그러면 지금 이 판도에서 미국 내에서 전기자동차에 보조금을 더 강력하게 주거나 기존 방식대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계속 걸어주면 이건 누구 좋은 일을 시키는 거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아직 그 과실을 따 먹을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중국 자동차들만 와서 그 과실을 가져갈 가능성이 많고, 중국이 아니더라도 한국이나 기타 국가가 그 과실을 가져갈 가능성이 많은 거예요.

그럼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오히려 미국 정가나 행정부가 더 좋은 전략 전술이냐 하면, 중국은 이제 전기차 대세라 하면서 과잉투자를 해놨다 싶을 정도로 엄청난 투자를 해놨어요. 전기자동차 만드는 회사도 수십 곳이고. 그래서 이걸 전 세계에 어떻게든 규모의 경제로 싸게 만들어서 시장을 잠식시키려는 전략을 추구하려고 이렇게 캐파를 많이 늘려놨는데 이런 상황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뭐냐 하면, 공장 크게 지었을 때 제일 무서운 것. 갑자기 발주가 안 들어오는 거예요.

만약에 전 세계적인 전기차 기조를 2~3년 정도만 뒤로 물려도 중국 전기차 산업에는 정말 뼈아픈 피해를 줄 수가 있고 상당히 많은 구조조정, M&A, 대규모 해고 등 많은 데미지를 입힐 수가 있거든요. 반대로 미국 자동차 회사들엔 시간 벌기를 해줄 수도 있고요. 바로 그런 텀을 생각했을 때 해리스 쪽에서도 이제 전기차에 대해서는 슬슬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미국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박정호 교수 : 일단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진영 모두 추가로 IRA법에 준하는 형태의 추가 보조금이나 지원책들을 계속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여요. 그리고 더 정확한 표현, 이런 표현을 해주신 분도 있는데 "박 교수, 우리가 이미 잡은 물고기가 돼버렸어". 이제는 당근을 더 줄 이유가 없어져 버린 거죠. 왜냐하면 너무 많은 시설 투자를 약속했어요. 이미 삽 떠서 진행 중이거든요. 주재원들도 거기 가서 다 집 샀고요. 그리고 현대차, 기아차 같은 경우는 멕시코에 또 진출해서 거기서 나프타 정책을 이용해서 미국에 들어가기로 이렇게 해놨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미 잡은 물고기인데 돈을 왜 더 줘야 하는데?' 이런 목소리도 나올 거라는 거예요. 그리고 벤더사들까지 간 거는 산업 생태계가 이미 마무리됐고요.

'지금이라도 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자동차를 거점으로 어디서 공장을 짓는 것은요. 공장 지은 단가를 뽑으려면 한 30년에서 20년 가동을 해야 하는 게 기본이었어요. 그런데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기 때문에 미 정부에서는 이제 더 줄 필요 없다고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는 고민이 많고. 또 한 가지는 그렇다면 거기다 지어줬으니 전기차라도 좀 잘 팔리게 해주십시오라고 하고 싶은데 '전기차 파는 건 너희 몫이지' 하고 아직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도 바로 굉장히 진일보한 혜택을 줄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이렇게 진단이 되고 있어서 고민이 많아요.

손승욱 기자 :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잖아요.

박정호 교수 : 그렇죠. 그래서 LG엔솔이 6군데, SK온이 6군데, 삼성SDI가 2군데 이렇게 짓고 있다 보니까 이거는 확실히 가두리에 잡은 고기가 되거든요. 그럼 이런 고기에다가 왜 혜택을 더 주냐 당연히 그 소리가 나오는 거죠.

손승욱 기자 : 해리스가 당선되면 좀 괜찮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던데요.

박정호 교수 : 솔직히 바이든 때 제가 완전 뒤통수 맞은 기분이어서요, 해리스도 똑같을 것 같아요. 저는 '트럼프, 바이든 둘 중에 우리나라 경제에 누가 더 악영향일까요?'라는 질문을 만약에 받았다면, 선거 전에, 트럼프가 돈 많이 뜯어갔으니까 '트럼프요'라고 얘기하려고 했었거든요. 근데 정작 패를 까봤더니 바이든이 4년 동안 한 게 우리에게는 더 치명상이었어요. 제가 앞서 열거했던 이차전지 공장만 해도 14개인데 거기에다가 삼성 반도체도 지금 미국에 공장짓고 있고, SK하이닉스도 미국에 짓고 있고,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공장도 미국에 짓고 있고.

이거 다 만약에 IRA법 바이든이 입안하지 않았으면 전부 국내에 공장 지었겠죠. 그럼 올해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제적인 숙제, 지방 부동산 PF 문제라든가 지방 경기 둔화라든가 내수 경기 둔화라든가 그다음에 이런 많은 부작용을 일거에 다 해결할 수 있었던, 사실 우리 경제가 그런 모멘텀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전부 날리게 만든 바이든이 더 무서웠고, 해리스도 그 정책을, 갑자기 대통령 후보가 된 거니까, 계승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했었을 때 똑같은 일을 할 거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머스크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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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욱 기자 :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히 전기차에 대해서는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 일론 머스크랑은 또 요즘에 뭐 같이 찍고 이러면서 보니까 각료를 시키겠느냐 이런 질문까지 나오던데,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어떻게 보셨어요?

박정호 교수 : 항상 미국의 어떤 정책 기조를 이해하는 거는 우리나라보다 쉬워요.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에게 어느 기업이 얼마만큼 기부했느냐 그걸 보면 반드시 그게 정책에 입안되어 있고 그런 방식으로 미국 경제가 흘러갑니다. 진짜 그게 단 한 번도 70년대 이후부터 흐트러짐이 없어요. 예전에 매카시즘이 있었을 땐 그런 게 잘 먹히지 않았습니다만 베트남전 이후부터는 100% 작동됐거든요. 그럼 이제 일론 머스크가 왜 기부금을 트럼프에게 줬느냐부터 생각을 해야겠죠.

일단 미국 기업인들에게 미국 대통령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주라고 뒷배가 되거나 뒤에서 푸시하는 세력이 있다는 걸 먼저 이해하셔야 돼요. 중국이 WTO 가입할 때 그리고 WTO 가입하기 전에 옛날 빌 클린턴 시절에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번 오바마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옥죄었던 그 정책을 그때 민주당이 미리 만들었어요. 인권 탄압 방지법이라든가 인플레이션 방지법 이런 것들을 통해서 그때 빌 클린턴도 중국을 억압하고 억제하려고 정당 기조를 만들어놨는데, 그때 빌 클린턴 행정부에 강력하게 정치자금을 대고 친중적인 성향이나 적어도 친중은 아니더라도 중국을 배척하는 분위기에서 유한 분위기로 바꾸게 만든 회사가 AT&T랑 보잉이었어요.

왜냐하면 중국이라는 나라는 한 나라가 아니라 마치 한 수십 개 나라가 동시에 발전하는 것과 똑같잖아요. 웬만한 성 하나가 웬만한 국가보다 더 규모가 크니까요. 그런데 그런 중국이 국제 사회로 나오고 드디어 정보통신 혁명을 한다니까 AT&T 입장에선 '저기 들어가서 이통사업하고 통신사업 하면 떼돈 벌겠네' 하고 중국 관료들도 AT&T에게 '너희들에게 사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 제발 우리 중국에 대해서 배척하거나 우리를 자꾸 고립하려는 정책을 완화해 달라고 부탁해라' 해서 AT&T가 엄청난 정치자금을 기부했었고요.

그리고 보잉이 두 번째였어요. 제일 많이 기부한 게 AT&T고 두 번째가 보잉이었는데 보잉은 왜 또 중국 관료에 '그래? 알았어 내가 기부할게'라는 결정을 했느냐. 왜냐하면 중국 관료들이 대놓고 아니면 중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 후보에게 기부할 수는 없잖아요. 그럼 보잉은 왜 기부했느냐? 중국 큰 땅은 내륙 운송이 비행기예요. 그리고 교역하면 비행기 많이 취항해야 하고요. 근데 그 메이저 기종을 에어버스로 할지 보잉을 할지 한 번 정하면 정비나 모든 인더스트리가 그쪽으로 가버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메인 기종을 보잉으로 할 생각으로 전격적으로 중국을 대리해서, 대신해서 로비를 해줬던 거예요.

그런데 이 두 회사는 정작 어떻게 됐느냐, 탈탈 털렸어요. 중국이란 나라가 만만한 나라가 아니거든요. AT&T는 상하이 지역과 일부 지역에서 사업권을 주긴 줬으나 결국 이게 복수 사업권이었잖아요. 중국 내륙에 있는 이통사들이 다 장악했고 완전히 털리고 나왔어요. 보잉도 나중에 정치적 기호 때문에 에어버스도 많이 사고 하다 보니까 크게 재미 못 봤어요.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미국 경제계에서는 저놈들 말 들었다가 우리가 털렸어라는 소리가 아주 팽배해졌는데, 오히려 중국이 개혁개방해서 떼돈 번 회사는 한 번도 대놓고 정치자금을 지원해 주지 않았던 애플. 팍스콘 통해서 생산해서 외국에 팔고 중국 내부에 많이 팔고. 그다음에 테슬라, 일론 머스크예요. 테슬라가 중국에서 얼마나 인기가 많습니까? 그런데 갑자기 트럼프가 중국산 전기자동차를 압박하고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서 굉장히 강하게 트럼프뿐만 아니라 바이든도 그러니 중국 내부에서 미국산 물건에 대한 나쁜 감정이 생긴 거예요. 이게 달리 말하면 '테슬라 차 타면 매국노야. 중국산 전기차 타야지' 이 분위기가 형성된 거죠. 아직 테슬라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버릴 수가 없고요. 반드시 계속 거기서 승승장구해야 하고 중국의 전기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생산한 게 원활하게 바깥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둘 다 힘들게 돼버린 상황이잖아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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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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