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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쿠시마 오염수 7개월 뒤 덮친다"던 野, 이젠 "4~5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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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1년 전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던 양측은 “‘괴담 정치’를 사과하라(여당)”와 “일본을 대변하냐(야당)”는 입장으로 다시 맞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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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국내 수산물 소비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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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를 시작한 것은 여권이다. 지난해 방어에 급급했던 여권의 상황이 바뀐 것은 조사 결과 덕분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4일 방류 개시 이후 남해와 공해(共海) 등에서 4만9633건의 방사능 검사를 진행했는데, 안전 기준을 벗어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려했던 수산물도 별다른 문제점이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민주당의 1년 전 주장대로면 우리 바다는 오염돼 있어야 하고, 국민 건강은 위협받고 있어야 한다”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져놓고 괴담을 유포하고 정치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에 대해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가세했다. 정혜전 대변인은 지난 23일 “지난 1년간 정부는 괴담과 싸워왔다”며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1조6000억원이 이 과정에 투입됐다”고 직격했다.

1년 만에 혈세 낭비 책임론에 몰린 민주당도 ‘친일론’으로 역공에 나섰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국민의 대다수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야당을 괴담 유포자로 되치기하며 무조건 일본 편만 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1년이 지났는데 ‘아무 일 없지 않냐’고 들이대는 것은 무지와 경망의 비논리”라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되는 데에는 4~5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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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단'(이하 대책단) 소속 위성곤·양이원영·윤영덕·윤재갑 의원이 지난해 4월 7일 후쿠시마시에 있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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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당의 주장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던 지난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위성곤 당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도쿄전력 본사를 찾아 “후쿠시마 오염수는 빠르면 7개월, 늦어도 2년 후에는 제주 해역에 유입돼 우리 해양 생태계와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7개월~2년’이라던 오염처리수 유입 기간을 ‘4년~10년’으로 대폭 연장했지만,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의 대응도 일보 후퇴했다. 지난해 8월 24일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4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방사성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이 확인되면 즉각 수입 금지 조치를 가능하게 하거나, 오염수 재난관리기금을 설치해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하고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 법안들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논의되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발 빠르게 움직였던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후쿠시마 4법은 다루지 않고 있다. 당론 채택은커녕 재발의도 하지 않았다.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노란봉투법·양곡지원법·순직해병 특검법 등을 재발의한 뒤 당론 법안으로 채택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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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6월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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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안국역·전쟁기념관 등에서 독도 조형물이 갑작스레 철거됐다”는 이유에서 ‘윤석열 정부 독도 지우기 의혹 진상조사단’을 꾸리라고 당에 지시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독도 모형 리모델링을 ‘지우기’라고 우기는 상황이 황당하다”며 “이 대표는 언제까지 괴담에 의지할거냐”고 비난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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