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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이재명 '속전속결'…한동훈, 소수 野 대표들 왜 안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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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한 대표, 야당 예방 '감감무소식'

당 대표 취임 늦은 이 대표 행보와 '비교 '

황우여·추경호도 '취임 2주 내외' 野 방문

한 대표측 "계기 없어"…'특검법 등 부담설'도

아이뉴스24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서 한동훈 국미의힘 당 대표 뒤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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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 대표들과 만나지 않고 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은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무산됐으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등 나머지 인사들과의 만남은 일정 조율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야 관계가 '경색'이지만 새 여당 대표 취임 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취임 인사'도 아직 없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25일 <아이뉴스24> 취재에 따르면, 한 대표의 타 당대표 예방 일정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부에서) 그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가 이뤄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 대표 측이 '때가 되면 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간 신임 당대표 취임 인사가 늦어도 2주 내외로 이뤄졌던 것을 고려하면 늦었다는 평가다. 당장 지난 18일 취임한 이재명 대표는 3일 뒤인 21일 조·허 대표 집무실을 잇달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같은 당의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야당을 찾았다. 지난 5월 3일 취임한 황 전 비대위원장은 같은 달 20일 이 대표를, 21일 허 대표를 예방했다. 같은 달 9일 취임한 추 원내대표는 13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를, 6월 4일에는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를 먼저 찾아 인사를 나눴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취임 후 야당 대표를 먼저 찾아야 하는 입장인 한 대표가, 각종 현안을 두고 여야 대립이 극심한 탓에 이들을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현재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는 여야 간 '1대 다(多)' 구도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여당은 원내를 중심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가 나온 직후 특검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반면 야당은 본래 '무조건 야당이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가, 최근 '진상규명을 위해선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도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뜻을 모은 상태다. 여기에 여당을 겨냥한 '김건희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에 대해서도 야권은 큰 틀 내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조국혁신당과는 이미 '국회 당대표실' 문제로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 대표가 기존 본인의 대표실을 비워주며 상황은 정리됐지만, 양당 간 앙금이 완전히 풀리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사자인 혁신당과 개혁신당은 한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7일 정도에 한 대표 측에서 예방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며 "그때 우리 당에서 '공간 문제부터 해결하고 오라'고 논평(지난 2일)을 낸 뒤로, (한 대표 측에서) 별다른 연락은 없다"고 주장했다.

양당 대표가 만남이 조만간 있을지 묻자, 그는 "한 대표가 취임했으니, 그쪽이 먼저 연락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한 달이 되도록 국민의힘에서 아무 연락이 없는데, 한 대표가 기본 예법부터 알고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개혁신당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허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예방 당시에 발언한 것도 한쪽은 찾아오고, 한쪽은 찾아오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허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을 예방한 이 대표에게 "어떤 분은 당대표로 당선되고 한 달이 배워가도록 감감무소식인데, 이 대표께선 사흘 만에 찾아와 주셨다"며 "만나 토론하고 설득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소통의 정치를 보여주시는 것에 다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가 찾아오겠다는 의사를 전한 적은 없다"며 "25일 이 대표를 만난 후 예방 일정 조율이 있을 것으로 봤는데, 이 대표 확진으로 회담이 무산된 이후에도 (예방 관련) 연락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야당 대표 예방을 꺼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건 맞다"면서 "언제든 만나면 되는 것이다. 아직 이렇다 할 계기가 마련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당 대표 취임이 곧 계기인데, 한 대표가 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대표 예방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8일 8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이 이날 '25만 원 지원금법' 재표결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29~30일에는 국민의힘·민주당·혁신당이 1박2일 일정으로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을 갖는 등 각 당 일정도 바쁘게 돌아간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때가 되면 한 대표가 가서 야당 대표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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