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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그대로 믿으면 큰 코’...해리스 7%p 앞선 여론조사에도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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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나타나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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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미국 민주당에겐 잊힌 악몽이다. 당시 7월 열린 전당대회 직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마이클 두카키스는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H.W. 부시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11월 선거에서 부시 후보는 선거인단 426명을 확보해 111명 확보에 그친 두카키스를 크게 이겼다. 승자가 선거인단 400명 이상을 가져간 마지막 선거였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도도 전당대회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다. 페어리디킨슨대학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7%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환희’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전당대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해리스를 지지하는 한 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의 인사는 “자체 조사 결과는 공표된 여론조사와 다르다.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일을 주로 하는 지비에이오 스트래티지스(GBAO Strategies)의 파트너인 마지 오메로도 폴리티코에 “여전히 매우 힘든 선거다”라고 말했다.



이런 평가는 여론조사 세부 데이터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이 의뢰한 한 여론조사를 보면 해리스와 트럼프는 주요 경합주에서 사실상 동률이었다. 특히 유권자들의 선호도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후보자의 특성, 즉 ‘업무를 잘 수행할지’, ‘올바른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강력한 지도자인지’ 등에서 일반적으로 트럼프가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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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열린 선거 운동 행사에서 공화당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요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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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처럼 멀리갈 필요도 없다. 2016·2020년 여론조사 실패는 민주당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여론조사 회사들은 2016년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고, 2020년에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맞혔지만 트럼프 후보와 실제 격차가 예측보다 매우 적었다.



글로벌 스트래티지 그룹의 파트너이자 2020년 이후 민주당의 여론조사 분석을 담당한 닉 구르비치는 폴리티코에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들여 분석했다”며 “이 문제를 100% 해결했다고 말할 수 있는 여론조사 전문가는 미국에 없다”고 단언했다.



폴리티코는 이들이 여론조사 오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위스콘신에서 장기간 벌인 실험을 소개했다. 여러 달에 거쳐 대면 방문조사 등으로 유권자 그룹을 포착한 뒤 며칠 동안 실시된 일반적인 여론조사로 접촉한 유권자 그룹 간의 차이를 비교한 이 실험은 ‘일반적인 여론조사에는 정치 고관여층이 주로 참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메로는 “중간선거처럼 투표율이 낮은 선거에선 일반적인 여론조사가 정확하지만 대선처럼 투표율이 높은 선거에선 저관여층 유권자가 투표에 나서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정치 저관여층까지 조사하려면 시간과 노력과 돈이 많이 든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선거판에서 그런 방식의 조사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캠프를 이끄는 젠 오말리 달런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선거는 정말로 치열할 것이다. 트럼프는 여전히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최고의 여론조사 결과조차도 여전히 완전히 동률로 나온다”며 “마지막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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