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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손정의가 찍은 AI 에듀테크 '뤼이드' 美시장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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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6월 현지법인 청산

4년 동안 부채만 450억 웃돌아

국내 사업·수익성 개선에 집중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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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의 투자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 도약을 앞뒀던 인공지능(AI) 에듀테크 기업 뤼이드가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사업을 접었다.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에듀테크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해외 사업 부진으로 성장세가 꺾인 뤼이드는 당분간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뤼이드는 6월 미국 법인인 뤼이드랩스를 청산했다. 뤼이드랩스는 뤼이드가 2020년 2월 미국과 남미, 중동 등지의 교육기관과의 협력과 AI 기술 기반 학습 솔루션 시장을 선점을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이다.

뤼이드는 2021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비전펀드로부터 약 1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2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2014년 설립된 뤼이드의 총 누적 투자금은 2840억여 원에 달한다.

뤼이드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델라웨어주에 본사를 두고, 실제 사업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지사에서 수행했다. 설립 초기에 30~40명의 인력을 갖추고 적극적인 사업을 펼쳤다. 특히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주관사인 ACT의 마텐 루다 전 대표를 비롯해 다트머스대·스탠퍼드대에서 학장·부학장을 지낸 짐 래리모어, 구글 본사에서 기계지능 및 헬스 데이터 과학 부문을 이끈 요한 리 박사 등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뤼이드는 ‘산타토익’을 통해 AI 교육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을 자신했으나 기대와 달리 뤼이드랩스는 보수적인 미국 교육 시장에서의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매년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뤼이드랩스는 설립 이듬해인 2021년 매출액 13억 원, 영업손실 158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도 4억 원의 매출과 14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부터는 인력을 대거 감축하면서 매출액은 거의 없었으며 영업손실은 4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뤼이드랩스의 자산총액이 20억 원인 것에 반해 부채총액이 455억 원에 달했다. 뤼이드랩스는 주로 뤼이드의 대여금을 활용해 운영자금을 충당했는데 총 대여금만 415억 원에 달했다.

뤼이드는 당분간 해외 진출 보다는 국내 사업에 치중할 계획이다. 특히 자회사인 영어 학습 콘텐츠 제공업체 '퀄슨'과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지분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퀄슨의 영어 학습 콘텐츠에 뤼이드의 AI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면 빠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추가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뤼이드 측은 미국 법인 청산에 배경에 대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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