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중국의 빅테크들, 상반기 인공지능(AI) 인프라 등에 전년도 대비 2배 투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기업들, 엔비디아 고성능 칩이 들어간 해외 소재 연산장치 임대해 사용

파이낸셜뉴스

중국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베이징 분사. 본사는 항저우에 있다. 사진=이석우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중국의 3대 빅테크들의 지난 상반기 설비 투자 합계는 502억 위안(약 9조 3,537억)으로, 전년 동기 230억 위안(약 4조3000억원)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AI 모델 훈련과 관련된 프로세서와 인프라 시설 투자에 집중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들은 자사 AI 모델과 타사 AI 모델 모두의 훈련에 요구되는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세서, 인프라 구매에 지출의 중점을 뒀다.

알리바바, AI 모델 훈련과 AI 기반 클라우드 사업 위해 프로세서 구매

알리바바의 경우 자사 AI 모델인 '통이 시리즈'를 훈련시키고 AI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프로세서를 구매했다. 상반기 관련 지출은 총 230억 위안(약 4조28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3% 늘었다.

알리바바의 2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 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알리바바는 AI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텐센트의 경우는 상반기 자본 지출이 230억 위안(약 4조2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CPU 서버에 대한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텐센트 측은 설명했다.

중국 최대 AI 기업인 바이두의 경우는 AI 관련 자본 지출을 가장 적게 썼다. 바이두는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42억 위안(약 7820억원)을 지출했다.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도 500억 달러(약 66조2750억원)가 넘는 자금을 기반으로 AI 관련 지출을 늘렸다고 FT는 전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위해 엔비디아 칩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바이트댄스, 수십만 개의 엔비디아 H20 칩을 구매

반도체 컨설팅사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은 바이트댄스가 중국 데이터센터를 위해 수십만 개의 엔비디아 H20 칩을 구매했으며,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고 추정했다.

엔비디아는 H100보다 저사양으로 중국 수출이 가능한 H20을 출시한 상태이다. 향후 몇 달동안 엔비디아가 중국 기업들에 인도할 프로세서가 100만개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프로세서는 개당 1만2000∼1만3000 달러(약 1590만∼1723만원) 수준이다.

중국 빅테크들은 미국의 제재 기준을 넘지 않는 엔비디아의 H20과 같은 저성능 프로세서를 구매할 수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H100이나 곧 출시될 블랙웰 시리즈와 같은 엔비디아의 주요 AI 프로세서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

그러나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제재를 우회해 엔비디아의 첨단 칩 H100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역외 클라우드 접속을 이용해 대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들을 전했다.

중국 기업들, 엔비디아 H100 칩이 들어간 해외 AI 서버들을 임대해 사용

WSJ는 중국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사업가 데릭 오 씨 등을 인용해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해 엔비디아 H100 칩이 들어간 AI 서버들을 매입했고, 지난 6월 호주의 한 데이터센터에 300여대의 서버를 갖췄다.

이 서버들은 중국 베이징 소재 기업들을 위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고객 숫자가 크게 늘었다. 엔비디아 칩을 갖추고 있는지 문의를 자주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칩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를 중국 업체의 싱가포르 자회사에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미국의 수출 통제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계 곳곳에 있는 컴퓨팅 연산 능력을 모아 AI 업체에 임대하는 '탈중앙화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델'을 쓰고 있다.

WSJ은 역외 컴퓨팅 연산 능력을 임대해 쓰는 방식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연산 능력구매·판매·중개도 법 위반이 아니라는 변호사들의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4대 테크 기업, AI고도화·설비 투자에 상반기 140조4924억원 투자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장비·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해당 규정은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이용하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까지 제한하지는 않는다는 게 클라우드 업체들의 입장이다.

엔비디아 측은 WSJ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미국의 수출 통제를 따르고 있으며 협력사들도 그렇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빅테크들의 AI 고도화와 설비 투자 등에 대한 자본 지출은 미국 기업에 비해 훨씬 뒤처져 있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반기에 1060억 달러(약 140조4924억원)를 지출했으며 향후 몇 달 동안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