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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韓 '의대증원 유예' 카드 내밀었지만…용산 난색에 해법 고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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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근거 없이 협상·타협할 문제 아냐"…韓측 "다른 세상에 사나" 부글

'김경수 복권' 이어 당정갈등 소재 재부각 우려…30일 尹-지도부 만찬 회동 주목

연합뉴스

한동훈 대표와 인사 뒤 행사장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2024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인사 뒤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2024.8.27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정 갈등 중재 카드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보류'를 제시했지만, 대통령실이 이에 난색을 보이면서 해법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앞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놓고 견해차를 드러냈던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핵심 현안을 놓고 또다시 불협화음을 내면서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표는 2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원하는 의료 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에 대한 국민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전달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보류 제안의 취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달래는 절충안인 동시에, 현재 의대 1학년생들의 대규모 유급과 급격한 정원 확대에 따른 교육 차질 우려도 반영된 것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는 정부가 이미 밝힌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는 게 한 대표 측 설명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해 "2025년도는 수정하기 어렵고 다만 2026년도는 의료계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면 그걸 갖고 충분히 같이 조정,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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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맞잡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그러나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증원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면서 한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정면으로 거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에게 "의대 증원은 정부가 여러 가지 데이터나 근거, 미래 전망 등을 정확히 측정해 향후 의사를 1만명 정도 증원해야겠다, 책임 있게 결정한 사안"이라며 "의료계와 협상해서 아무런 근거 없이 타협을 통해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더군다나 의료계가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회 운영위 전체 회의에서 '한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상황에서 변화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 초청 오찬에서 한 대표의 고위당정협의회 당시 제안에 대해 "(협의회가) 다 끝나고 나서 (한 대표가) '좀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귀퉁이에서 뵀다"며 "검토해봤는데 정부로서는 그건 좀 어렵다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 측에서는 대통령실의 이런 입장에 부글거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6개월 이상 이어진 의료 공백에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자칫 추석 연휴를 앞두고 위기가 심화하면 여권 전체가 민심의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황이 심각한데 대통령실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같다"며 "저러다 추석 연휴 기간 사고라도 터지면 우리부터 박살이 나지 않겠느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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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발언하는 한덕수 총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8.27 jjaeck9@yna.co.kr



마침 오는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다만, 한 대표는 의정 갈등과 관련해 물밑 중재에 주력하고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등 이번 사안이 당정 갈등 소재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고위당정협의회 당시 논의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정부와 나눈 바 있다"면서도 "논의 단계라 내용을 상세히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났고, 28일에는 여당 소속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정 갈등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자가격리 중인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의 이견 조율 과정도 남아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마땅한 답이 없는 상황이니 여론의 추이를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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