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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취업과 일자리

대기업 35%만 채용계획…10년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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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대내외 경영 환경으로 기업 수익성이 흔들리면서 연말까지 채용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이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수시 채용 계획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구직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808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기업 중에서 채용 계획을 확정 지은 곳은 35.0%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뤄진 조사 결과(78.8%)보다 무려 43.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중견기업의 경우 채용 계획을 확정 지었다고 답한 곳은 50.4%로 10곳 중 5곳만이 채용 계획을 수립한 셈이다. 이는 전년보다 4.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매일경제

채용계획 못잡는 대기업

"필요할때 수시·인턴으로"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불확실한 경영 여건으로 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지난해보다 훨씬 더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며 "대기업을 노리는 신입 구직자의 경우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경력을 먼저 쌓은 뒤 대기업 문을 두드리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인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산업군이 업황 회복에 따라 채용 규모를 늘리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국내 채용 시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에 세 자릿수 인원을 뽑겠다고 답한 국내 대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1곳도 없었다. 반면 한 자릿수 채용은 53.8%, 두 자릿수 채용은 46.2%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 채용이 57.1%, 두 자릿수는 40.5%, 세 자릿수는 2.4%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인력을 영입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하반기 신규 채용 의사를 밝힌 중견기업 중 절반은 '기존 인력 이탈 충원'을 주요 채용 요인으로 꼽았다. 사업 확장이 아닌 사업 유지를 목적으로 신규 채용을 한다는 것인데 최근의 경기 불황 여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차전지 사업을 하는 중견기업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황 불안으로 신규 사업이 중단되고 실적이 악화됐다"며 "지난 3년간 매년 30명 이상 채용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기존 이탈 인력을 채우는 수준에서 한 자릿수만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필요할 때마다 수시 채용을 진행했던 기업들도 채용 전환형과 직무 체험형 인턴 채용으로 돌아섰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들 중 수시 채용을 한다고 답한 비중은 61.9%로 지난해보다 5.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인턴 채용은 15.5%로 전년 동기 대비 7.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 채용이 줄고 인턴직이 늘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역량을 인턴 제도를 통해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 배터리 계열 회사인 SK온은 원할 때마다 필요한 인원만큼 선발하기 때문에 별도로 채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상·하반기 대규모 그룹 공채 개념이 사라지고 분기별로 필요할 때마다 공고를 내는 식이다. 한화그룹도 공채 대신 수시 채용과 전환형 인턴 방식으로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조윤희 기자 / 정상봉 기자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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