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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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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국경조정제도 적용 앞둔 철강업계 "인증서 부담만 10년간 3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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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무상할당 끝나면 연간 5000억 이상
한국일보

6월 24일 경북 포항 포항제철소의 수소환원제철 전기용융로(ESF) 출선 장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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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 국내 철강업계가 EU에 내야 할 비용이 10년 동안 최소 3조 원에 달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계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의 보고서 'CBAM 도입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CBAM이 적용되는 첫해인 2026년 국내 철강 부문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851억 원 수준이다. 비용은 점점 늘어 2034년부터 5,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CBAM은 EU가 수입해 역내로 들어오는 해외 물품에 대해 EU 생산 제품과 같은 수준의 탄소비용을 인증서 구매 방식으로 강제하는 제도이다. 우선 시멘트, 전력, 비료, 철강, 알루미늄, 수소 등 여섯 개 분야 상품에 적용된다. 2023년 10월 각 수출 지역의 탄소배출량 산정 기준과 배출량을 신고하는 '전환 기간'을 시작해 2026년부터 EU에 수출하려면 제조국에서 덜 낸 '탄소세'만큼 CBAM 인증서를 사야 한다.

CBAM이 본격 시행되면 우리나라가 가장 타격을 받는 산업은 철강이다. 여섯 개 상품의 대(對)EU 수출액(2023년 46억 달러) 중 90% 이상이 철강(42억 달러)에서 나온다. 철강은 제조업의 중간재로 쓰여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이른바 전방 연쇄 효과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투입 산출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철강 산업이 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전방 연쇄 효과 1.52)은 전 산업(1.0)과 제조업 평균(1.05)을 크게 웃돌았다"고 짚었다.

"탄소배출량 국제표준 설계에 정부가 나서야"

한국일보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의가 CBAM 시행 방식을 적용해 CBAM 인증서 구매 비용을 산정해 보니 2026년 851억 원에서 2028년 1,215억 원, 2030년 3,086억 원, 2032년 4,301억 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CBAM 인증서 비용은 ①국내 제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 ②EU의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량 ③ 우리나라가 지불한 탄소 비용에 따라 결정되는데 해가 갈수록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 비중이 줄어 2034년에는 아예 없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CBAM 대응을 위한 근본 대책으로 철강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정부가 탄소배출량 국제적 표준 설계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CBAM 인증서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우리나라의 무상 할당 비율을 낮추거나 탄소 가격을 높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는 "CBAM 대응 목적으로 무상 할당 비중을 EU 수준으로 조정한다면 EU에 수출하지 않는 기업이나 CBAM 대상이 아닌 제품까지도 부담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며 "무상 할당 비율 조정에 앞서 수입 철강재에 비해 국내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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